주민·환경단체·TK 설득해야 ‘가덕도 신공항’ 본궤도 오른다

“정부·부산시 설명회 한 번 없어”
100억 어촌뉴딜사업 중단 위기
보상금 노린 부동산시장도 들썩


“가덕도 신공항이 된다카이. 꼼짝없이 쫓겨나게 생겼다아이가. 평생 바다만 쳐다보고 묵고 살았는데 인자(이제) 우리는 뭐 묵꼬 살라카노.”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대항어촌계 간부 A씨(78)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이처럼 격앙했다.

A씨는 “정부도 그렇고 정치인도 그렇고, 하물며 부산시 공무원조차 단 한 번도 우리 마을 주민한테 설명회 한 번, 간담회 한 번 해본 적이 없다”면서 “다른 사람들이 우리가 부자 되겠다고 하는데 진짜 환장할 노릇”이라고 했다.

이곳 대항항(사진)은 2019년 해양수산부 주도의 ‘어촌뉴딜300 사업’ 대상지에 선정되면서 낡은 어항시설을 보수하고 마을 일원 경관을 개선하는 사업이 진행중이다. 어촌 정주 환경을 개선하고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항분교를 ‘바다 학교’로 재탄생 시켜 어촌 재생의 거점시설로 조성하는 등 사업이 한창이다. 신공항 건설로 이 사업이 중단되면 수장되는 매몰 비용만 100억원이 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어촌 체험마을 관계자 B씨(60대)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항구로 만들기 위해 오늘도 관련 회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신공항 건설이 본격 추진되면 모든 사업이 끝”이라며 “사업 참여자들의 마음이 모두 붕 떠 있다”고 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통과하면서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는 분위기다. D씨(70대)는 “우리 대항어촌계는 114명(1가구 1인 참여)이 조합원이고 원주민은 170여 가구가 있었지만, 가덕도 공항 이야기가 나오면서 250가구로 늘었다”면서 “지금 건설 중인 빌라 등이 완공되면 350~400가구로 늘어나는데 ‘보상금 나눠 먹기’ ‘부동산 투기꾼’들은 강력하게 단속해 달라”고 했다.

앞서 국토부가 지적했듯이 가덕도가 외해에 위치해 난공사, 대규모 매립, 부등침하(땅이 고르지 않게 내려앉는 현상) 등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곳 가덕도 동·서 측 바다는 부산연안특별관리해역, 가덕도 일부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공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환경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가덕신공항 건립이 본궤도에 오르기 앞서 부·울·경과 대구·경북 간의 첨예할 갈등도 풀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TK에서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10여 년 간 갈등 끝에 영남권 5개 시·도가 합의한 영남권 신공항을 백지화하는 것으로, 편협한 지역이기주의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제로섬게임처럼 사생결단식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것은 오히려 수도권 일극 주위를 가속하는 폐단이 될 것”이라며 “대구·경북은 중부권과 영남권의 관문 공항으로, 가덕신공항은 남부권 관문 공항으로 향후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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