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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정보없이 땅 구매 확률 거의 0’ 변창흠 LH 신뢰 추락

내부 정보 없이 땅 샀을 가능성
‘제로’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
부동산 정책 신뢰 또 다시 추락

참여연대와 민변 관계자들이 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지난달 24일 발표된 광명·시흥 신도시 지구 내 약 7000평의 토지를 사전에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들의 명단과 토지 위치를 공개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광명·시흥지구 토지 사전 투기 의혹을 계기로 LH가 중심이 된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가뜩이나 공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장의 신뢰와 참여가 중요한 상황에서 소속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은 정책 동력을 더 잃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땅 투기 당시 LH 사장을 지냈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리더십 역시 취임 두 달여 만에 큰 타격을 받게 됐다.

국토부는 2일 LH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곧바로 광명·시흥지구 관련 LH 등 직원의 토지 구매 내역 등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일단 진상규명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LH 직원이 땅을 샀다 해서 무조건 업무상 정보를 활용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해당 지역 특성이나 신도시 조성 과정 등을 고려하면 땅을 산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 없이 구매에 나섰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광명·시흥지구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서민 주거 지원 사업인 보금자리주택지구 가운데서도 가장 큰 규모(1736만㎡)로 지정돼 주목을 받았던 지역이다. 2014년 지구지정 해제 후에도 ‘특별관리지구’로 지정돼 LH가 관리해왔다.

LH 사정에 정통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신도시 개발 계획이야 국토부가 정하지만, 평상시 신규 택지 후보군을 비축하고 관리하는 것은 전부 다 LH가 하는 일”이라며 “땅을 산 직원이 실제 광명·시흥 지구 관리 업무를 안 맡았더라도 LH 직원이라면 충분히 내부 정보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상식적”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정부 조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들의 내부 정보 활용 여부를 입증하지 못하더라도 LH가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한 번 더 무너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해 말 변 장관 취임을 계기로 정부는 규제 위주 정책에서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 쪽으로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 일부에서 공급 확대 정책이 오히려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자 정부는 민간 정비사업 관련 규제는 놔둔 채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과 역세권·저층 주거지 고밀 개발 등 LH 중심의 공급 정책을 잇달아 발표해왔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공공주택 사업에 대해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접할 위치에 있는 LH 임직원의 땅 투기 소식으로 인해 공공주택 사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LH 직원들이 땅 투기에 나선 시기(2018년 4월~2020년 6월)와 변 장관이 LH 사장을 지낸 시기(2019년 4월~2020년 12월)가 상당 부분 겹치면서 변 장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한 전문가는 “변 장관은 ‘사장이 직원 개개인의 토지 구매까지 어떻게 알았겠느냐’고 항변하고 싶겠지만, 사장은 원래 기관에서 일어난 일에 무한 책임을 지는 존재”라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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