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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족보박물관·성씨 조형물… ‘뿌리’ 찾아 떠나세요

효 테마로 한 대전 ‘뿌리공원’

대전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 입구에 설치된 효도령·효낭자 조형물과 그 뒤 만성교 등이 형형색색 아름다운 야경을 펼쳐놓고 있다.

‘어버이 살아신 제 섬길 일란 다 하여라/지나간 후이며 애닯다 어찌하리/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송강 정철의 ‘훈민가’ 가운데 ‘어버이 살아신 제’이다.

갈수록 인명을 경시하는 풍토가 만연되고 반인륜적 범죄가 증가하면서 효(孝)의 가치가 주목 받고 있다. 효경에 ‘효’란 ‘하늘의 불변한 기준이요 땅의 떳떳함(天之經 地之義)’이라고 했다. 봉양과 헌신, 존경, 사랑, 신의 등 광범위한 가치가 포함된 인륜의 가장 으뜸 덕목인 셈이다.

대전 중구 안영동에 효를 테마로 한 공원이 있다. 1997년 11월 개장해 뛰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체험학습장과 한국족보박물관까지 갖춘 ‘뿌리공원’이다. 사신도, 십이지를 형상화한 샘물, 수변무대, 잔디광장 등도 있어 가족끼리 찾으면 좋을 의미 있는 공간이다. 경관이 빼어난 데다 인근에 생태숲과 산림욕장, 국궁장, 전망대, 산책로, 캠핑장까지 갖추고 있어 나들이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뿌리공원 내 한국족보박물관.

입구에 대전효문화뿌리축제 마스코트인 효도령과 효낭자가 인사한다. 유등천 만성보 위에 놓인 만성교를 건너면 뿌리공원이다. 대형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조형물 뒤로 족보박물관이 자리한다. 뿌리공원에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이다. 2010년 4월 문을 연 국내 유일의 족보 전문 박물관으로 5개의 상설전시실과 1개의 특별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족보의 체계와 역사 등 전통 문화와 가족 생활사에 관계된 유물을 전시해 두고 있다. 족보가 어떤 형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는 족보의 체제, 편찬 과정을 설명하는 족보의 간행, 광개토대왕릉비에서 현대 전자 족보까지 변천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족보의 역사, 조선시대 왕의 계보표와 왕실의 족보, 조상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담겨 있는 족보의 효 정신과 뿌리공원의 역사를 테마별로 정리해 놓았다. 아쉽게도 코로나19로 휴관중이다.

성씨 조형물들.

뿌리공원에는 전국에서 유일한 성씨(姓氏)조형물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 성씨 중 136개 문중의 유래가 새겨진 조형물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들어서 있다. 뿌리공원의 가장 큰 재미는 바로 내 성씨 조형물을 찾는 것. 뿌리공원 입구에 비치된 지도를 보며 성씨 조형물을 찾아 공원 내부를 걷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유등천을 사이에 두고 뿌리공원 맞은편에는 한국효문화진흥원이 자리하고 있다. 효문화체험관과 효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세대통합 효교육을 진행할 때 호응이 높다. 특이 전통적인 효의 의미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어린 세대도 공감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주제는 머리로 이해하는 효다. 역사 속의 효 사상을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자식이 부모를 업고 있는 조형물은 부모와 자식 간의 하모니, 세대 간 조화를 표현하고 있다. 1797년(정조 21년)에 이병모 등이 왕명에 따라 일반인도 이해하기 쉽게 그림으로 엮은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더해 엮은 ‘오륜행실도’ 역시 보기 좋게 시각화했다.

머리로 이해하는 효 전시장을 지나면 이번에는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효느낌실이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체험 활동과 예술활동을 통해 효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효 명언 및 사자성어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도록 했으며 여러 시대별 편지는 가족 사랑의 표현 방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세번째 전시장 테마는 마음으로 공감하는 효다. 효공감실에서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아름다운 효 이야기를 동영상과 패널, 유물 등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효녀 심청 이야기를 비롯해 효자 도시복 이야기를 영상과 패널로 구성했고 정조와 문익점, 김만중, 이순신 등 위인들의 효행 사례를 유물과 함께 전시했다. 또한 장애를 극복한 효자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효문화진흥원 뒤 야산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걸어도 좋다. 장수봉(125m)에 자리잡은 정자 장수정은 뿌리공원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다. 유등천이 만성산을 휘감아 돌아 뿌리공원에서 큰 물길을 형성하고 힘차게 뻗어나간다. 반대쪽으로 내려서면 언고개(교통광장)다.

뿌리공원의 야경도 매혹적이다. 만성교 아래 물에 비친 다채로운 빛깔과 수변무대 주변의 오색빛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형형색색 불빛이 물에 비쳐 이색적인 수변 풍경을 펼쳐놓는다.

대전=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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