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필리핀 사역 중 억울한 옥살이 백영모 선교사 무죄선고 받았다

2018년 4개월여 구금 뒤 보석… 재판부 “증인들 모순된 증언 위장 또는 함정 수사 의심”

백영모 선교사(왼쪽)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필리핀 안티폴로시 지방고등법원 앞에서 아내 배순영 선교사와 함께했다. 가운데는 현지 변호사의 아내. 배순영 선교사 제공

불법무기 소지 등의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 4개월여 동안 구금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백영모(51) 선교사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백 선교사는 3일 “필리핀 안티폴로시 지방고등법원(RTC) 100호법정에서 증거 불충분에 따른 공소 기각과 무죄 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20여년간 필리핀에서 선교 활동을 한 백 선교사는 2018년 불법 무기를 소지했다는 혐의로 126일 동안 현지 교도소에 구금됐다(국민일보 2018년 9월 7일 25면 참조). 누명을 쓰고 옥살이한 그의 사연은 그해 6월 아내 배순영 선교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남편 선교사가 안티폴로 감옥에 있습니다’란 글을 올리면서 국내에 알려졌다. 이듬해 10월 마닐라 지방법원에서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보석 허가를 받은 백 선교사는 이후 석방된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결백을 호소해 왔다.

재판부는 “검찰 측 증인들의 상반된 증언을 고려할 때 총기와 수류탄의 발견 장소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검찰 측 증인들은 법정에서 백 선교사가 소지했다는 총기와 수류탄이 발견된 장소에 대해 서로 다른 증언을 했다. 검찰 역시 압수수색 중 백 선교사가 소지했다는 총기와 수류탄을 확인하지 못해 법정에서 증거물을 제시하지 못했다.

재판부는 “동일한 사건에 대해 증인 2명이 물리적으로 같은 위치에서 모순된 증언을 한 것으로 보아 위장 수사 또는 함정 수사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생긴다. 검찰은 의심할 여지 없이 불법 무기 소지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며 백 선교사의 무죄를 선고했다.

백 선교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법원의 무죄 선고는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졌는데 이를 통보해주지 않아 지난달 26일에야 변호사를 통해 판결문을 확인했다”며 “지금까지 인도해 주신 선한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린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님이 허락한 이 시련 가운데 여러 도움의 손길을 접하면서 그분의 섭리를 발견했다. 원치 않은 시련이었고 너무나 힘들었지만 주님께서 그분의 사람을 곳곳에 준비해 주셔서 이들과 함께 이길 수 있었다”며 “기도와 후원으로 도움을 준 모든 분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로부터 무고한 옥살이에 대한 필리핀 정부 차원의 구제는 없다고 들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온 가족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특히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자녀들의 믿음이 더 굳건해진 것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백 선교사는 수감 중 얻은 피부병과 폐결핵은 완치됐지만, 현지 경찰을 보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에 시달려 한국 귀국 후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백 선교사는 “코로나19로 필리핀 이민국의 행정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귀국해 한국에서 안식년을 보낼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믿음의 길을 왔으니 이제 더 차분하게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여생을 그분께 헌신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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