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시세보다 웃돈 거래… 농지엔 말라 비틀어진 묘목만 즐비

시흥 과림동·무지내동 가보니
거래 때 중개업소간 신경전 치열
작년 말부터 “신도시 유력” 소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과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3기 신도시 예정지 경기도 시흥의 한 농지에 3일 묘목들이 관리가 되지 않은 듯 말라 비틀어져 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농지는 시세보다 비싸게 매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과 가족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3기 신도시 예정지 경기도 시흥 과림동 일대는 술렁이고 있었다. LH 직원과 가족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매입한 농지는 대부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시세보다 비싸게 땅을 매입한 정황도 살펴볼 수 있었다.

LH 직원이 매입한 것으로 알려진 농지를 중개했다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3일 “다른 부동산 대표가 중장년층으로 보이는 남자 1명과 여자 2명을 모시고 와 농지거래를 부탁해 중개했다”면서 “사무직 종사자라기엔 나이가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기 무지내동의 농지를 팔았던 부동산 관계자도 “잔금을 제때 치르지 못해 공기업 종사자라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실제 거래된 농지를 방문해 보니 오랜 시간 사람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모습이 역력했다. 땅에 심겨 있는 묘목은 대부분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농지 바로 앞에 사는 한 60대 주민은 “지난해 여름 외지인들이 2~3일 동안 묘목을 심었는데 그 뒤로는 이 땅에 사람이 온 걸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LH 직원 7명이 매입했다는 농지에도 묘목이 길게 심겨 있었다. 맹지(길이 없는 땅)인 이곳은 4필지가 서로 맞닿아 있는데 필지 사이 구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았다.

지난 연말부터 이 지역에 ‘3기 신도시 지정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과거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2014년에 해제된 후 최근까지 특별관리구역으로 관리됐다. 그러던 중 지난달 3기 신도시로 지정됐다. 이 지역에서 20년 동안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했다는 A씨는 “10여년 동안 농지 70% 정도가 투자 목적의 외지인 소유로 바뀌었다”면서 “LH 직원들이 산 농지들은 원래 보금자리 지구에서는 외곽이었지만 이번 3기 신도시 지정 때는 중심부로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LH 직원들이 매입한 토지는 시세보다 웃돈에 거래돼 부동산 중개업소 사이에 신경전도 치열했다고 한다. 농지의 경우 3.3㎡당 150만원 선에서 거래되지만 이들이 매입한 땅은 180만~200만원 선에서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땅 주인이 우리에게 매물을 먼저 내놨지만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거래를 채갔다”면서 “이후 우리끼리 사이마저 나빠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B씨는 “원래 땅 주인이 우리한테 매물을 맡겼을 때는 3.3㎡당 5만원 차이로 거래가 틀어졌는데, 외지인들이 다른 부동산을 끼고는 20% 더 웃돈을 줬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 방식으로 큰 이익을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지역에서 오래 살았다는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항상 택지개발 0순위 지역으로 거론됐던 곳이라 급격한 가격상승을 바라기 어렵다”면서 “만약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했다면 바보 같은 투자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글·사진 황윤태 신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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