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양들에게 영혼의 양식 담은 목회 서신을 띄우다

그리움을 품고 산다는 것/김기석 지음/비아토르


“교회 예배당을 울리는 우렁찬 찬송 소리, 친교실에서 식탁 교제를 나누는 이들이 소곤소곤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다 폭죽 터지듯 터트리는 웃음소리, 주방 국솥에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김, 설거지를 하다 잠시 허리 쉼을 하는 교우의 모습….”

1년여 전 촉발된 코로나19 사태가 지금껏 계속되면서 교회에서 이런 풍경을 접하기 힘들어졌다. 청파교회 목사인 저자는 전염병으로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텅 빈 예배당에 홀로 앉아 환청처럼 교우들의 찬송 소리와 목소리를 듣는다. 매주 비대면 예배를 인도하면서 온라인으로 교우를 만나지만, 이들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는 데 따른 아쉬움이 있어서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는 교우를 한 사람씩 위로하지 못한다는 무력감도 들었다. 저자가 매주 ‘목회 서신’이란 이름으로 교우를 향해 애정 어린 ‘말 건넴’이 담긴 편지를 쓰기 시작한 이유다. 책은 지난해 3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목회 서신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코로나19로 새로운 일상이 된 텅 빈 예배당과 집을 오가며 김소월의 시 ‘가는 길’의 일부를 읊조린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진다고/ 지저귑니다…’ 저녁이 온다고 까마귀가 지저귀며 알려옴에도 자꾸 뒤를 돌아보는 시인에게서 저자는 자신의 마음에 사무치는 그리움을 발견한다. “교우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병이 됐나 봅니다.… 늘 만날 수 있을 때는 몰랐습니다. 떨어져서 바라봐야 우리 일상이 기적임을 알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과 더 깊이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4절기에 따라 생생히 묘사한 자연의 변화와 교회력을 바탕으로 풀어내는 교리 설명은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도 신앙적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 “부디 우울감에 빠지지 마십시오. 가지 사이를 오가며 흥겹게 노래를 부르는 새처럼 기쁨의 노래를 부르십시오”란 주문에선 자연을 벗 삼아 작은 행복을 귀히 여기고, 주변에 청량하면서도 따뜻한 에너지를 전파하려는 저자의 태도가 느껴진다. 일부 교회의 집단감염 사태로 ‘교회가 감염의 매개’란 사회적 오명을 입고, 교인조차 교회를 부끄러워하는 현실을 접한 저자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설파한다.

“기독교인임을 부끄러워 마십시오. 지금부터라도 예수 정신에 따라 삶을 재편하십시오. 이웃에게 기쁜 소식이 되기 위해 노력하십시오. 따뜻한 말과 표정으로 주위 사람의 가슴에 봄소식을 전하십시오.…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하나님의 생명 싸개 속에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오늘은 ‘삼라만상이 겨울잠을 깬다’는 경칩이다. 봄이 성큼 다가온 것처럼, 주변 사람에게 따뜻한 미소로 명랑한 봄기운을 전해보는 건 어떨까. “하늘 숨 들이마시고 일상을 성화하면 사는” 게 그리스도인의 삶이니 말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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