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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진 동학 개미들 “주가 하락 주범은 연기금”

끊임없이 매수 불구 증시 하락… 시장 상승 견인 힘 크게 떨어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회원들이 4일 오전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연기금의 국내 주식 과매도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이날까지 45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연합뉴스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중국발 긴축 공포에 요동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수급 영향력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끝없이 주식을 내던지는 국민연금공단 등 연기금을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하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일 시장 분석 보고서에서 “개인 수급이 더 이상 지수 상승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수 상승 시 개인의 순매수 강도를 누적시킨 ‘개인 지수 상승 기여도’ 수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이날까지 두 달간 개인 순매수와 지수 상승이 함께 나타난 날은 8거래일에 불과하다. 변동성이 커진 지난달 하순부터 코스피는 개인이 사는 날 내리고, 파는 날 오르기만을 반복해 왔다.

코스피가 전날보다 39.50포인트(1.28%) 하락해 3043.49로 마감한 이날도 개인은 2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3000억원, 900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지난 1월 한 달간 22조3000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2월에도 8조4000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월 17조4000억원, 2월 5조4000억원 등 두 달간 23조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역시 같은 기간 5조3000억원, 2조1000억원 등 7조4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런 추세는 3월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전히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며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개인의 계속된 매수세에도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매도로 일관하는 연기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3일 300억원을 순매수한 것을 끝으로 이날까지 4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했다. 하루 평균 순매도액은 3000억원에 달한다. 기존 최장 순매도 기록인 28거래일(2009년 8월 3일~9월 9일)을 넘긴 지 오래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이날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 원칙인 수익성과 공공성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 최근의 매도 폭탄은 공공성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긋지긋한 박스피(박스권 코스피)를 벗어나 13년 만에 봄이 찾아온 국내 주식시장에 차디찬 얼음물을 끼얹는 연속 매도 행태는 동학개미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고 규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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