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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갈라선 문 대통령과 윤석열… 대선 때까지 대립각 불가피

후임 총장 인선 지연될 수도
문, 신현수 수석 사표도 수리
검찰·여권 관계 더 악화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청와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로부터 589일 만인 4일 윤 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제 역할은 지금, 이제까지”라며 사직 의사를 밝혔고, 문 대통령은 1시간 만에 사표를 수리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하고 곧바로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표도 수리했다. 정권 관련 수사를 해온 검찰총장, 검찰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임명한 검찰 출신 민정수석을 동시에 교체한 것이다.

윤 총장이 정부에 직격탄을 날리며 사표를 내고, 문 대통령의 즉각 수리가 이어지면서 두 사람 관계도 파국을 맞게 됐다. 또 신 수석 임명으로 기대됐던 청와대와 검찰의 관계 조율 역시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다.

청와대는 윤 총장이 오후 2시 사의를 표명한 지 1시간여 만인 오후 3시15분 문 대통령의 사의 수용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 사표를 즉각 수리한 것이다. 발표 형식 역시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는 단 한 문장에 불과했다.

다만 윤 총장이 이날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 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여권을 강력히 비판했음에도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법무부에 사표가 접수됐고 사표 수리와 관련한 절차는 앞으로 행정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과 윤 총장의 대결 구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이 곧바로 사표를 받은 것 자체가 윤 총장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낸 메시지라는 해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후 45분 만인 오후 4시 신 수석의 사표 수리도 발표했다. 검찰과 법무부의 안정적 협조를 위한 역할을 맡았던 신 수석은 지난 1월 1일 임기를 시작한 지 두 달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윤 총장이 여권을 비판하며 중도 사퇴하고, 검찰과 관계 조율을 위해 임명했던 신 수석마저 퇴장하면서 검찰과 여권의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보선까지는 청와대가 검찰에 대한 강공 없이 상황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재보선에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검찰 조직을 빨리 안정시켜야 한다”며 “검찰은 당분간 조남관 차장 대행 체제로 가되, 이미 사표를 낸 민정수석은 이참에 교체해 검찰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후임 검찰총장 인선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고려할 때 재보선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9년 7월 윤 총장을 임명하며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똑같은 자세가 되어야 한다”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윤 총장 임명 직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고, 이후 윤 총장과 여권의 관계는 악화됐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정치에 뛰어들 가능성을 매우 크게 보고 있다. 윤 총장이 야권 후보로 대선에 나선다면 현직인 문 대통령과의 대립은 불가피하다. 문 대통령은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했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문 대통령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정국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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