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변창흠… 정부 엄포에도 차익환수는 어려울 듯

처벌 조항에 이익환수 규정 없어… 정부, 합조단 구성해 조사 착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LH 직원 투기 의혹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광명·시흥 신규 택지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4일 공식 사과했다. 지난 2일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관련 의혹을 제기한 지 이틀 만이다.

변 장관은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관 주무부처 장관이자 직전 해당 기관을 경영했던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변 장관은 “(조사 결과) 직원들의 토지 매입은 일부 사실로 확인됐다”며 “이번에 제기된 투기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 재발 방지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최창원 국무총리실 국무1차장을 단장으로 한 관계기관 합동조사단(합조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은 국토부, LH,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지방자치단체 소속 공기업 임직원 전원과 지자체 신도시 유관부서 공무원,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이다. 입지 발표 5년 전부터 현재까지 유관 부서 근무 이력이 있는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 및 가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들이 고양 창릉,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인천 계양, 하남 교산, 광명·시흥 등 3기 신도시 6곳과 100만㎡ 이상 택지인 과천 과천(과천시 과천동), 안산 장상 등에 토지를 거래한 내역이 있는지부터 조사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도시 투기 의혹이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었는지, 뿌리 깊은 부패 구조에 기인한 것이었는지 규명해 발본색원하라”고 지시했다. 정세균 총리도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 행위를 한 공직자를 일벌백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휴일인 오는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부동산시장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의 엄포에도 실제 사전 투기에 가담한 이들의 시세차익을 환수하거나 향후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이들을 토지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공공주택특별법에는 ‘업무 처리 중 알게 된 정보’를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한 경우 5년 이하 징역 혹은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지만 이익을 환수하는 규정은 없다.

변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투기 사실이 확인되면 토지 몰수나 시세차익 환수 등이 가능하느냐’는 질문에 “관련 법령에 따라 응당한 처벌이 이뤄진다”고만 답했다. 수사 과정에서 사전 투기 가담자들의 직무 연관성과 미공개 정보 활용 여부를 입증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조사 대상인 국토부가 합조단에 포함되는 것에 대한 ‘셀프 조사’ 논란에 변 장관은 “국토부가 토지거래 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 보니 조사 참여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 국토부와 LH 등 담당 공직자의 실거주 목적이 아닌 부동산 거래를 엄격히 제한하고, 부동산 거래 신고 의무화를 추진키로 했다. 미공개 정보를 편취해 토지거래에 이용한 경우 업무 담당자가 아니더라도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임성수 김영선 기자 remember@kmib.co.kr

[단독] LH 사장에 김세용 내정… “다주택 전력자가 땅투기 수습?” 논란
거래 없던 시흥 투기지역… 대책 발표 직전 거래 급증
[단독] 10억 빌려 땅 산 LH직원, 주변에 “나는 부동산 컨설턴트”
[단독] “내놓지도 않은 땅 팔라고 해… 당했다는 생각”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