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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국민연금 규탄 시위

라동철 논설위원


국민연금은 대다수 국민의 노후안전판이다. 가입자들이 매월 낸 보험료와 이를 운용해 얻은 수익으로 수령 조건을 충족한 이들에게 매월 연금을 지급한다. 너무 일찍 사망하지 않는다면 평생 납부한 보험료보다 많은 돈을 돌려받는다. 가입자에게 유리한 설계라 국민연금 곳간은 2040년대 초반부터 쪼그라들기 시작해 2050년대 중반 고갈될 것이라고 한다.

고갈 시기를 늦추려면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연금 지급액을 줄여야 하는데 가입자들이 반발할 게 뻔하다. 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부와 여당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건 이 때문이다. 근본 처방은 아니지만 그래도 연금 재정에 보탬이 되는 방법이 있다. 운용 수익을 높이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833조원 규모로, 국내외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다. 수익률이 꽤 높다. 2019년 11.3%로 73조원을 벌었고 지난해는 9.7%(잠정)를 기록했다. 기금이 처음 운영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수익률이 6.27%, 수익금은 439조원에 달한다.

그런 국민연금이 최근 일부 개인주식투자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들의 권익보호단체인 한국주식투자연합회가 4일 국민연금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일 매도 물량을 쏟아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는 바람에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46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코로나19 폭락 장세를 딛고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 결과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올해 목표치를 크게 웃돌자 비중을 낮추고 있다. 한투연은 국민연금의 매도가 못마땅하겠지만 매도 중단을 요구한 건 어불성설이다. 국민연금도 투자 주체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나름의 운용 방식을 갖고 수익의 극대화를 추구할 권리가 있다. 증시 상승세가 주춤하다고 그 책임을 국민연금에 돌리는 것은 엉뚱한 과녁을 겨냥한 것이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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