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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직원들 왜 아파트 아닌 땅 샀을까… 수상한 공시지가 인상

정부가 공시지가 올리면 토지주가 받는 보상 늘어


‘공시지가 상승이 투기를 불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경기도 광명·시흥 신도시 부지 사전 투기 의혹이 시작된 시점은 2018년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정부·여당이 공시지가 현실화 구상을 꺼내든 시점이 투기 시점과 묘하게 겹친다. 일각에서는 ‘땅 투자’ 논란의 이면에 공시지가 인상 추진 정책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8일 부동산 시장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광명·시흥지구 사전 투기에 가담한 LH 직원들은 토지 보상을 노렸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일반적으로 토지는 아파트(주택)에 비해 환금성이 적기 때문에 인기가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부동산 분야 전문가급인 LH 직원들이 58억원대 대출까지 받아 땅을 산 것은 신도시 지정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공시지가 인상 추진 정책은 오히려 이들에게 수익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호재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시지가는 토지 등 부동산에 대한 과세의 기반이지만 동시에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는 토지 수용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 신도시를 개발할 때 보상가는 공시지가의 1.5배 안팎 수준이었다. 공시지가를 현실화하면 그만큼 토지 소유주가 받는 보상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기 가담자들이 정부의 공시지가 현실화 추진 의사를 보고 토지가 수용되더라도 손해 볼 일은 없겠다고 판단하고 뛰어들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시지가 현실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은 2018년 6월 말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다. 다만 그전부터도 여권에서는 공시지가 현실화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있어왔다. 2017년 8·2 대책 이후 보유세 인상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급부상하면서다.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에는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었던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이 미국의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점을 들어 공시지가 현실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같은 해 11월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주최로 열린 ‘헨리조지와 지대개혁 토론회’와 2018년 1월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과 박광온 의원이 주최한 ‘보유세 도입과 지대개혁의 구체적인 실천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로 공시지가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등장했다.

세종=신재희 이종선 기자 j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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