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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퇴장에 보수 인물난에… “윤석열, 별의 순간 잡은 듯”

민주당 “반짝 1위 그칠 것” 폄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사의를 밝히고 있다. 권현구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사의 표명 후 지지율 급등세를 타면서 여야를 통틀어 차기 대권 주자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치 파괴를 비롯한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날린 그의 사의 표명이 강렬한 정치 이벤트 효과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여야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 지지율은 32.4%로 가장 높았다. 지난 1월 22일 실시된 KSOI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17.8%포인트 급등한 것이다. 윤 전 총장 다음으로는 이재명 경기지사 24.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14.9%, 홍준표 무소속 의원 7.6% 등 순이었다.

정치 참여 여부가 불분명했던 윤 전 총장이 지난 4일 자유민주주의와 헌법정신까지 거론하며 사퇴한 것이 주목도를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뚜렷한 야권 대선 주자가 없다는 점이 윤 전 총장으로의 쏠림 현상으로 나타났을 수도 있다. 그의 지지율은 국민의힘 지지층(67.7%)과 보수성향층(50.9%), 60세 이상(45.4%)에서 비교적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39.8%), 대전·세종·충청(37.5%), 대구·경북(35.3%)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등 불공정 이슈와 맞물리면서 윤 전 총장이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까지 흡수했다는 시각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56.6%가 ‘공감한다’고 답했다.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6∼7일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은 28.3%를 얻어 이 지사(22.4%)와 오차범위 내 선두 경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윤 전 총장의 급상승은 중도층 지지를 일부 얻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둔 야권은 지지층 결집뿐 아니라 정권교체를 향한 기대감까지 내비쳤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의 대권 경쟁력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달려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대선을 앞둔 민심의 썰물과 밀물은 정치인의 말 한마디에도 굉장히 격하고 빠르게 반응한다”며 “별의 순간이 한여름밤의 꿈으로 날아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반짝 1위에 그칠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대선을 앞두고 높은 인기를 끌었다가 중도하차한 고건 전 국무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길을 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LH 사태에 분노한 민심이 겹쳐지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런 혹평에는 윤 전 총장이 정권심판론의 기폭제로 작용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김경택 이상헌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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