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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 국무·국방 방한, 유연한 대북정책·균형외교 설득 기회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오는 17일 방한은 양국 간 현안에 대한 오해를 풀고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도 안 돼 외교·안보 수장이 한꺼번에 방한하는 것 자체가 동맹 강화에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게다가 5년 만에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도 열린다니 더더욱 그렇다. 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하면 한·미 정상 간 간접 대화의 기회도 될 것이다.

우리로선 두 장관의 방한을 미국이 유연한 대북 정책을 수립하도록 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검토가 진행 중인 만큼 우리 입장을 반드시 관철시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이 북한과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미국이 시간을 끌면 북한이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기에 대화가 최대한 빨리 재개될 필요가 있다. 또 비핵화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북핵 해법인 만큼 이에 대해서도 두 장관을 설득시켜야 한다.

미국으로선 핵심 두 장관의 한·일 순방을 통해 동맹과의 결속을 다진 뒤 중국을 압박하고자 하는 목적이 제일 클 것이다. 특히 전방위로 확산되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우리한테 미측에 줄을 설 것을 요구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 나아가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반중(反中) 연대 ‘쿼드(Quad)’의 확장형인 ‘쿼드 플러스’에 한국의 참여를 압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로선 핵심 교류국인 중국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 때문에 두 장관에게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입장을 확실히 주지시켜야 한다. 쿼드 플러스 참여를 요구할 경우에도 우리의 국익이 침해되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참여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도 진정 동맹을 소중히 여긴다면 자국에 필요한 일만 일방적으로 강요해선 안 되고, 한국의 입장을 감안한 기여 방안을 요청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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