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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북·미 접촉

오종석 논설위원


북·미 접촉은 미국과 북한의 비공식적인 만남을 뜻한다. 정식 대화나 회담을 앞두고 서로 상대측의 입장을 타진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 양측 간 오랜 냉각 기간이 있었던 경우 대화의 시발점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북·미 접촉 창구는 ‘뉴욕채널’이다.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북·미는 그동안 필요할 때마다 뉴욕에 있는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소통해 왔다. 이 외에 제삼국인 ‘스웨덴 채널’ ‘오스트리아 빈 채널’ 등 다양한 경로가 있다.

최근 북·미 접촉을 놓고 미국과 북한이 고도의 외교·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뉴욕을 포함한 여러 채널을 통해 북한 정부에 접촉하기 위한 노력들이 지난 2월 중순 시작됐으나 평양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일단 미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차단하고,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북한의 의중을 가늠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토니 블링컨 국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먼저 미국이 북한과 외교적인 접촉을 시도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흘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미국의 접촉 시도 사실을 확인했지만 다른 소리를 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접촉이나 대화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제1부상은 “조·미 접촉을 시간 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보잘것없는) 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제1부상의 담화는 17일자로,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한국 도착에 맞춰 만들어졌다.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냉각기를 가진 북·미가 바이든 행정부 이후 1개월 만에 접촉을 타진하고,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 자체는 진전이다. 하지만 제스처만 취하고 서로 딴짓을 했다간 자칫 빙하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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