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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심화되는 미·중 갈등, 국익 극대화하는 균형외교 절실

미·중 관계가 험악하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지난주 알래스카에서 열린 양국의 첫 고위급회담은 앞으로의 양국 관계가 순탄치 않음을 예시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외교부장은 모두발언부터 상대를 자극하는 공개설전을 벌이다 공동성명조차 채택하지 못하고 아무 성과 없이 회담을 끝냈다. 양국 관계가 중국 때리기에 몰두했던 도널드 트럼프 시절에 비해 나아지기는커녕 더욱 후퇴한 느낌마저 든다.

미·중 관계는 양국에 국한하지 않는다.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양국 관계가 악화될수록 세계의 불확실성이 커져 불안정이 가중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그 정도가 크다. 안보 측면에선 미국, 경제적 측면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다. 문제의 심각성은 경제문제에서 비롯된 양국의 갈등이 인권, 안보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있다. 그만큼 우리가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신세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따라서 정부 정책은 이러한 흐름에 맞게 치밀하고 정교하게 조율돼야 한다. 외교·안보 분야 경우 특히 그렇다. 미·중 관계 악화는 북핵문제를 포함한 남북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악재임에 틀림없다. 한국의 쿼드 플러스 참여 요구 등 미국의 대중 압박이 거세질수록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미동맹을 확대·발전시키는 동시에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그러나 양립하기 쉽지 않은 이중의 부담을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의 핵심은 미래의 패권전쟁이다. 중국은 알래스카 회담에서 미국의 공격을 거세게 맞받아치면서 옛날의 중국이 아님을 세계에 과시했다. 우리나라는 양국의 패권이 맞부딪치는 최전선에 위치해 있다. 그런 만큼 우리나라를 자국 편에 줄세우려는 양국의 경쟁이 더욱 노골화될 건 뻔한 이치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균형외교가 절실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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