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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시가지를 둘러싸는 제방을 따라 조성된 여의동로·여의서로(옛 윤중로)의 가로수는 왕벚나무다. 특히 마포대교 남단에서 국회의사당 뒤편을 돌아 의원회관 앞 사거리에 이르는 여의서로에는 수령 50~60년은 족히 돼 보이는 왕벚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서 있다. 1960년대 후반 여의도 개발 당시 식재한 것들이라고 한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이면 여의도는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벚꽃 명소로 명성을 떨치자 영등포구는 2005년부터 매년 국회의사당 인근 여의서로 1.7㎞ 구간에서 벚꽃이 만개할 시기에 맞춰 축제를 열었다. 초기에는 ‘한강 여의도 벚꽃축제’라는 명칭을 내걸었으나 2007년부터 ‘여의도 봄꽃축제’로 바꿔 개최했다. 일대를 온통 뒤덮은 화사한 벚꽃이 대표적인 볼거리지만 진달래, 개나리, 철쭉, 조팝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을 감상할 수 있고 공연, 전시, 체험 행사들도 즐길 수 있어 해마다 연인원 500만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성황이었다.

하지만 봄꽃축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처음 취소된 데 이어 올해도 제대로 열리지 못한다. 다음 달 1일(보행로는 2일)부터 12일까지 여의서로 봄꽃길은 차량과 사람의 통행이 통제된다. 사회적 약자와 추첨을 통해 선발된 최대 3500명에게 5일부터 7일 동안 1시간30분 간격으로 회당 99명까지 봄꽃길을 산책할 기회를 주고 온라인상 축제를 진행한다고 하지만 예년의 정취를 느끼긴 어려울 것이다.

진해 군항제, 제주 왕벚꽃축제, 서울 석촌호수 벚꽃축제, 전남 광양 매화축제, 구례 산수유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 등 전국의 유명 봄꽃축제들도 대부분 취소됐다. 봄꽃 명소 주변의 교통을 통제하거나 차를 타고 지나가며 꽃을 감상하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만 허용하는 지자체들도 많다.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봄을 만끽하던 일상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백신 접종이 한창인데, 내년 봄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에서 벗어나 마음껏 꽃구경을 할 수 있으려나.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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