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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결집 작전 vs 엄살 작전

손병호 논설위원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바짝 다가오면서 여야의 전략 싸움이 치열하다. 여야 전략을 요약하면 더불어민주당은 ‘결집 작전’, 국민의힘은 ‘엄살 작전’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25.4%(조선일보 27일 조사), 16.7%(문화일보 26~27일,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 포인트다. 하지만 박 후보 쪽은 지지율 격차가 크게 줄었다는 얘기를 연일 흘리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29일 “주말을 지나며 격차가 한자릿수로 줄었다”고 했다. 지지율이 너무 차이 나면 지지층이 아예 투표를 포기할 수 있으니, 격차가 줄었다고 말해 투표를 독려하겠다는 전략일 게다.

반면 국민의힘은 격차가 20% 포인트가 넘는 조사가 잔뜩 있는데도 “조사를 믿을 수 없다”며 바짝 경계하는 모습이다. 오 후보부터 이날 라디오에서 “지지율 격차가 15~25%라는 말을 전혀 믿지 않는다”고 했다. 큰 격차가 난다고 하면 지지층이 ‘다 이겼다’고 생각해 투표를 덜 할 수 있기에 엄살을 부려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게 하겠다는 포석일 테다. 여야가 네거티브 선거전에 골몰하는 것이나 뻔히 욕먹을 줄 알면서 막말을 일삼는 것도 결국 지지층을 결집하고, 투표 의지를 돋우겠다는 ‘전략’의 일환일 테다.

그런데 그 전략의 근저에 유권자의 수준을 낮게 보고, 유권자를 움직여보겠다는 심보가 있는 건 아닐까.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엉뚱한 주장으로 ‘작전’을 벌이는 것이나 네거티브·막말로 표심에 영향을 주겠다는 계산 자체가 정치권의 오만이 아닐까. 유권자들이 우둔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면 결국 3가지를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투표는 상황과 관계없이 늘 열심히 참여하고, ‘샤이 보수’ ‘샤이 진보’ 때문에 결과가 왜곡됐다는 말이 안 나오도록 여론조사에 소신 있게 응하며, 네거티브·막말에 흔들리지 말고 인물과 정책을 우선시해 후보를 고르는 일이 그 3가지다. 똘똘한 유권자 되기 참 어렵다 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수고가 있어야 민주주의가 더 발전하지 않을까.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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