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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1년을 맞아

신열우 소방청장


4월 1일은 친한 사람들 간에 가벼운 거짓말로 서로 속이면서 즐거워한다는 만우절이다. 지난해 오늘은 전체 소방공무원 신분이 국가직으로 일원화된 날이었다. 예전에는 만우절이 되면 거짓 119 신고가 많아 비상이 걸렸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만우절이라고 해도 거짓 신고가 거의 없을 정도로 국민 의식이 크게 높아졌다. 공교롭게도 그런 만우절이 소방의 역사적 기념일이 된 것이다. 이는 국민의 절대적인 관심과 사랑이 만들어 낸 결실이라 할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국가직화가 된다고 해서 과연 무엇이 달라지느냐고 물음표를 붙이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어 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국가직화를 전제로 시작한 현장 부족 인력 2만명 충원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돼 내년이면 완결된다. 혼자서 근무하던 소방대가 없어졌고 지휘관도 없이 두세 명이 불 속으로 들어가야 했던 어려움이 대부분 해소됐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농어촌이 많은 도(道) 지역의 소방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소방력 격차를 줄여 균등한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다.

그리고 과거에는 엄두도 못 냈던 국가적 사업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국립소방병원과 국립소방박물관 건립, 소방헬기 통합관제, 전국119상황 시스템 구축 등이 그것이다. 그 덕분에 전국의 소방공무원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조직의 정체성이 강해졌다.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전국의 소방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시스템은 재난과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데 지역과 관할 구분 없이 출동하는 것으로, 국민의 안전망을 견고하게 한 변화다. 강원도 큰 산불에 땅끝마을 해남에서 고성까지 소방차가 달려갔고,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을 위해 전국의 구급차가 대구로 집결했다.

거기에 더해 1+1 행사 상품처럼 추가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소방력이 향상된 만큼 새로운 전술과 서비스가 개발되고 일부 지역에서 시행되는 우수 시책은 더욱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남 지역에서 임산부 전문구급대가 창설돼 운영되는 것과 전북 지역에서 화재피해주민에게 임시거처 등을 지원하는 조례가 시행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신분 일원화로 끝나지 않고 소방안전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낭만적인 생각이나 막연한 희망은 경계해야 한다. 끊임없이 성찰하며 혁신하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가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도 기업적인 경영 마인드를 확산시켜야 하는 시대가 됐다. 소방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1+1이 아닌 1+2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생산성 높은 조직이 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허락한 국가직화, 국민에게 다짐하고 약속한 안전에 대한 구상이 차근차근 실행돼 결실을 볼 수 있는 보람찬 2021년을 만들고자 초심의 힘찬 발걸음을 내디딘다.

신열우 소방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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