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기도가 시작되자 미얀마 무력이 잠잠해졌다

‘친족’ 기독교인, 마을서 평화시위
주민이 직접 촬영한 동영상 화제
군부, 기독교 핍박 강도 높일 우려
“미얀마 회복되도록 중보기도를”

미얀마 소수민족인 친족의 기독교인들이 무장한 군경 앞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친족 주민들이 촬영해 SNS를 통해 알린 동영상을 캡처한 사진이다. A선교사 제공

지난달 중순 미얀마의 소수민족 친족이 거주하는 친주의 마뚜비 마을에서 주민들이 무장한 군인·경찰과 마주섰다. 주민 중 한 명이 “사자 굴에서 다니엘과 함께 계셨던 것처럼 마뚜비에도 주님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고 하자 주민들은 눈을 감은 채 ‘할렐루야’ ‘아멘’을 외쳤다. 군경은 뒷짐을 진 채 주민들을 경계할 뿐 어떠한 무력도 행사하지 않았다.

미얀마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들은 현지 기독교인들이 미얀마 군부의 무력진압으로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시위 현장에서도 기독교의 사랑을 담아 시위하고 있다고 31일 전했다.

중심도시 양곤 인근에서 사역하다 잠시 한국에 머물고 있는 A선교사는 “현지 기독교인들이 시위 현장에 성경책을 가져가거나 길에 엎드린 채 성경을 들어 올리는 등의 방식으로 평화적 시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위를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 친족 주민들이 촬영하고 한인 선교사가 자막을 붙인 영상이다.

영상 속 주민은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다. 무기도 없다. 단 하나 주님을 믿는 마음만 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달라” “성령 하나님의 선하심을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들어가게 해 달라”며 군인과 경찰을 위한 기도도 잊지 않았다. 기도하던 일부 주민은 하늘을 향해 팔을 뻗어 올리며 미얀마 군부에 항의하는 뜻에서 세 손가락을 펼쳤다. 이는 영화 ‘헝거게임’에서 권력에 대항하는 뜻으로 사용된 손짓이다.

미얀마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독교인의 안전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A선교사의 교회에 다니는 현지인 B씨는 지난 28일 가정예배를 드렸다. B씨는 “군부에서 5명 이상은 모이지 못하게 해 쿠데타 이전과 달리 예배를 드릴 수 없다. 감시가 워낙 심해 발각되는 순간 가차 없이 잡아간다”고 A선교사에게 전했다. B씨는 가정예배 후 A선교사와 통화한 뒤 더이상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한인 선교사들은 현지 기독교인에 대한 군부의 박해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했다. 미얀마의 국교는 불교이고 신분증에 종교를 기재한다. 쿠데타 이전에도 타 종교에 대한 보이지 않는 핍박이 있었다.

성도의 자녀가 시위에 참여했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선교사도 있다. 미얀마 양곤주 북쪽 모비에서 사역해 온 C선교사는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있으면서 현지인 성도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해 왔다. 최근 우리 교회에 다니던 청년이 시위 도중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청년은 부모를 따라 C선교사 교회에 출석했고 결혼 후 양곤에서 차량으로 40분 거리인 흐라잉따야에 거주하며 그곳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C선교사와 동역해 온 현지인 사역자 D씨는 C선교사를 통해 국민일보에 기도제목을 나눴다. D씨는 “지금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다만 하나님의 긍휼하심만을 고대하고 바라볼 뿐”이라며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아니고는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간곡히 부탁드린다.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속히 임해 미얀마가 회복되기를 간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