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헉, 850만원”… ‘정책이 빚은 월세’ 1억 연봉자도 비명

‘임대차 3법’ 이후 확산 분위기
임대 수익 제한에 보증금 대신 올려
집주인의 세금 부담 세입자에 전가

연합뉴스

서울 강남권에 한 달 500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월세’ 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정부의 주택 보유 부담 강화 기조와 함께 지난해 7월 말 임대차 3법 시행으로 집주인들의 임대를 통한 기대 수익이 제한되자 보증금을 낮춰서라도 월세를 높여 받는 추세가 확산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 정책이 결국 세입자 주거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부동산시장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래미안아이파크(전용면적 130㎡)는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전까지 월세 기준 가장 비싼 거래가 35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보증금 7억, 월세 600만원 거래가 체결됐다. 현재도 호가 기준 월세 500만원 이상인 매물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아파트(전용면적 145㎡) 역시 지난해 12월 보증금 3억, 월세 850만원 거래가 체결됐다. 그전까지 이 아파트 동일 면적에서 월세 중 가장 비싼 거래는 지난해 4월 월세 450만원(보증금 9억5000만원)이었다. 8개월 새 월세 규모가 거의 2배 가까이 치솟은 거래가 나온 셈이다. 세입자가 연봉 1억원을 받는 직장인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한 달 월급을 고스란히 월세로 내도 부족할 판이다.


강남의 한 부동산 공인중개사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폭등하다 보니 월세 시세 역시 그에 맞춰서 많이 올라가는 추세”라며 “단기간에 세금이 너무 많이 오르다 보니 보증금을 대폭 낮춰서라도 월세를 올려 받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반포래미안아이파크의 공시가격(전용 130㎡ 기준)은 2019년 18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24억7500만원, 올해 27억9900만원으로 2년 새 52.1% 올랐다. 공시가격뿐 아니라 종합부동산세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오르면서 이 아파트 소유주의 보유세 부담은 2년 새 거의 3배 가까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강남의 공인중개사는 “고가 월세 세입자 대다수는 전문직이나 사업가로 다른 지역에 자가를 보유하고도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에 세 들어 사는 경우가 많다. 강남의 월세 시세가 오르면 그 세입자 역시 자신이 보유한 주택의 임대료를 높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가 매달 발표하는 주택 전월세 거래량 동향 자료를 보면 서울의 월세 거래는 임대차법이 본격 시행된 8월부터 올 1월까지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9월 이후부터는 월세 거래량 증가율이 전세 거래량 증가율을 웃돌았다. 전세 거래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올해 1월에도 월세는 12.5% 증가했다. 올해 1~2월 전체 누적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41.7%로 1년 전보다 2.2% 포인트나 증가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정부가 집주인의 보유 부담을 높이겠다고 추진한 정책이 결국에는 보증부 월세 확대와 세입자에게 부담 전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집값 상승 5개월 만에 급제동… 대형 변수 겹쳐 ‘시계제로’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