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하나님의 심판? … 위기 겪는 한국사회에 교회가 드러낸 민낯

“정부 손길 미치지 못하는 이웃, 교회가 돌봐야”

신하영 세명대 교수(왼쪽)와 조성돈 실천신대 교수가 5일 기윤실 주최 토론회에서 ‘코로나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민낯’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중세시대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꼭 가야 할 장소나 만나야 할 사람이 아니라면 피해 나와 이웃의 감염을 예방할 것”을 권면했다. 그는 자신의 무지와 태만으로 이웃이 죽임을 당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신하영 세명대 교수는 지금 한국교회에 필요한 모습으로 루터가 흑사병을 대했던 태도를 언급했다.

5일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주최 토론회에 발제자로 나선 신 교수는 전염병을 대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루터의 모습을 나열하며 “흑사병에 대한 대응으로 루터가 한 말들을 한국교회가 곱씹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공감과 포용을 보여야 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혐오와 배제에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이것이 코로나19가 드러낸 교회와 신앙의 민낯이라고 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초 모두들 코로나19를 우한폐렴이라고 불렀을 때 한국교회 안에는 ‘선교사를 탄압하던 중국이 벌을 받은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혐오의 표현이 팽배해져 있을 때 마지막까지 혐오의 잔재를 붙잡은 게 한국교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인류애를 가지는 게 아니라 코로나19를 하나님께서 내린 심판이라고 해석하는 모습에서 기독교인들의 무자비함이 떠올랐다”며 “이것이 사회의 위기와 이웃의 고통에 교회가 응답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루터는 ‘적어도 내가 나 자신의 죽음이나 이웃의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만일 이웃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나는 누구든 어떤 곳이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갈 것’이라고 말했다”며 “팬데믹 속에서 나라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이웃을 교회는 돌볼 수 있다. 이것이 한국교회가 보여야 할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에 이어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역시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에 합리적 모습 대신 점점 더 선동이 난무하는 집단적 히스테리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심지어 종교적 거룩을 잃어버리고 정치집단으로 각인됐다”며 “결국 십자가가 아니라 칼을 들이미는 상황이 됐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칼을 휘둘렀던 베드로의 모습이 한국교회에서 보였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한국교회에 필요한 것이 ‘합리성’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 교수가 언급한 상식과 통하는 부분이다. 조 교수는 “개신교는 이성에 근거된 종교생활이 그 근본”이라며 “그러나 한국교회는 이 부분에서 부족함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는 합리성을 바탕으로 사회와 소통해야 하고, 또 이해시켜야 한다”며 “이 시대와 이 사회에 어떻게 좀 더 지혜롭게 다가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윤실은 4월 한 달간 매주 월요일 코로나19와 한국교회를 주제로 연속 토론회를 개최한다. 2주 차인 12일에는 장동민 백석대 교수와 이병주 변호사가 ‘교회를 삼킨 이념, 반정부 투쟁으로 변질된 신앙’이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신청하기

국내외 교계소식, 영성과 재미가 녹아 있는 영상에 칼럼까지 미션라이프에서 엄선한 콘텐츠를 전해드립니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