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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집단감염 어린이집 ‘코로나 군락지’였다

2주 이상 방치… 가족 무방비 노출
46건 채취한 샘플서 35건이 양성
교사 3명·숨진 원장도 확진 판정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연합뉴스

집단감염이 발생한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구석구석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2주 이상 ‘코로나바이러스 군락지’로 전락한 채 방치되면서 아이들과 그 가족이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인천시는 연수구 어린이집에서 채취한 46건의 환경 검체 중 35건(76%)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6일 밝혔다. 문 손잡이와 화장실 세면대·변기, 놀이기구와 장난감을 포함해 시설 대부분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바이러스가 시설 전역에 퍼질 만큼 오랜기간 기승을 부린 것이다. 방역당국은 최소 2주 이상 바이러스 전파가 지속됐다고 보고 있다.

어린이집 관련 누적 확진자는 33명까지 치솟았다. 원생 3명을 포함해 1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사와 원생의 가족·지인들도 줄줄이 감염됐다. 어린이집 주변 치킨집, 코인노래방 확진자까지 이 지역 누적 확진자는 총 56명에 이른다.

양성반응이 나온 만 2∼4세 원생들은 국가지정 치료병상이나 생활치료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음성으로 판정된 나머지 원생 30여명은 자가격리됐고, 어린이집은 잠정 폐쇄됐다. 최초 바이러스 유입경로는 불분명하다. 애초 치킨집→어린이집 순으로 전파됐다고 추정됐지만, 일찍부터 의심증상을 보인 어린이집 확진자가 새로 나타나면서 어린이집→치킨집 경로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방역당국은 조리와 청소를 담당하는 70대 보조교사 A씨가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지난달 19일 의심 증상이 나타났지만 코로나19 검사 없이 어린이집을 다녔다. 주변 치킨집도 들렀다. 9일 뒤 그가 갔던 치킨집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됐다. 이후 식당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가 시행됐고, 이 과정에서 A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어 어린이집 전수검사에서 교사와 원생 가릴 것 없이 확진자가 쏟아졌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A씨보다 먼저 의심증상을 보인 어린이집 확진자가 새로 확인되면서 어린이집→치킨집 경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일부 어린이집 교사들이 집단감염을 부채질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어린이집 교사 B씨 등 교사 3명이 지난달 31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문자를 받고도 무시해 조기 대응 기회를 날렸다는 것이다. B씨 등 3명은 지난달 23일 보조교사 A씨가 갔던 그 치킨집을 들렀던 탓에 코로나19 검사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A씨가 확진될 때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고 있었다. B씨 등은 해당 문자를 보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원장 C씨(51·여)도 코로나19 검사를 미룬 게 화근이었다. C씨 또한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돼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받았지만 이를 미뤘다. 이틀 전날 밤 갑작스러운 호흡곤란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그는 사망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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