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으로 뭐하는 짓이야… 카톡 프로필 내리는 사람들

불특정 다수에 공개돼 불안감 토로… 카톡사진 캡처 실제 범죄에 악용도

카카오톡 사용자가 프로필 화면에 올렸던 개인 사진을 지우고 기본 이미지로 설정한 모습. 최근 본인과 가족의 얼굴이 도용·악용될 것을 우려해 사진을 지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부산에 사는 김모(29·여)씨는 6년째 카카오톡 프로필에 자신의 사진을 올리지 않고 있다. 6년 전 부산의 한 중학교에서 교생 실습을 마치던 날 학생들에게 받은 편지 때문이다. 아이들은 선생님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김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만든 ‘합성사진’을 편지에 붙였는데, 김씨는 이에 큰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6일 “아이들이 좋은 취지로 내 사진을 이용한 것을 알고 있지만 자칫하면 내 프로필 사진이 엉뚱한 곳에 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했다”며 “그날 이후로 카카오톡뿐 아니라 페이스북 등 다른 SNS에도 프로필 사진을 일절 올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NS의 프로필 사진을 지우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됨으로써 범죄에 악용되거나 엉뚱한 곳에 쓰일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일부 메신저에 ‘멀티프로필’ 기능이 도입됐지만 익숙지 않은 사람이 많아 악용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1살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윤모(31·여)씨는 시부모님이 카카오톡 프로필에 아이 사진을 계속 바꿔가며 올려 맘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윤씨는 “시부모님께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아기 사진을 내려 달라는 얘기를 어떻게 드릴지 고민”이라며 “다른 사람이 자기 아이인 것처럼 사진을 도용하거나 혹시 유괴 같은 아동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에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다른 이의 계정을 도용해 중고나라에 ‘아동 판매 글’을 허위로 올린 A씨(25) 등 5명을 구속했다. A씨는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자신이 작성한 글에 “사기일지 모르니 조심하라”는 댓글을 단 피해자에게 보복하려 피해자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설정된 아이 사진 등을 캡처해 지난 1월 중고거래 사이트에 “아들·딸 팝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사기범들이 다른 사람의 프로필 사진을 도용해 실제 인물인 것처럼 계정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근 중고마켓 등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사기 행각을 벌이는 경우가 늘고 있어 신속한 수사를 요청한다”며 “이들은 다른 사람의 가족사진, 아기사진, 웨딩사진을 도용해 프로필 사진에 걸고 거래를 유도한다”는 글이 게시됐다.

이 때문에 대화 상대에 따라 프로필을 다르게 노출하는 ‘멀티프로필’ 기능을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카카오톡은 지난 1월부터 사용자가 자신의 설정에 따라 상대방마다 각각 다른 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는 ‘멀티프로필’ 기능을 도입했다. 지방의 한 제약회사에 다니는 최모(29·여)씨는 “최근 멀티프로필 기능을 쓰면서 회사 내에서도 사생활을 지킬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며 “전에는 여행 사진을 프로필에 올릴 때마다 ‘여행 다녀왔느냐’고 물어보는 회사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여전히 초상권을 형법으로 보호하는 규정이 없는 탓에 프로필 사진 도용에 대한 법적 처벌이 여의치 않다는 것은 문제다. 주영글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는 “프로필 사진을 이용해 사기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사진을 단순 도용한 경우 형사상으로는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며 “과거에 비해 SNS나 메신저에 공개된 프로필 사진을 이용한 범죄가 늘어나는 만큼 이를 애초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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