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광동 (18) 태풍으로 초토화된 필리핀 섬마을… ‘더멋진마을’로

강풍·해일로 마을 전체 물에 잠겨 무너져
실의 빠진 주민들 찾아가 마을 재건 독려
태풍 전보다 더 좋은 환경서 살 수 있게 돼

김광동 더멋진세상 대표가 2013년 필리핀 비눙안안섬 긴급구호 현장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2013년 필리핀에 역대급 태풍이 몰려왔다. ‘바다제비’란 뜻의 태풍 하이옌이다. 반경 400㎞의 슈퍼 태풍으로 시속 200㎞의 속도로 필리핀 중부 동쪽 레이테섬을 통과해 세부섬 북쪽을 지나 파나이섬 중앙을 강타했다. 6300여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실종됐다. 이재민은 400만명이 넘었다.

더멋진세상은 청년 자원봉사자들로 긴급 구호팀을 꾸려 현장으로 달려갔다. 우리는 파나이섬 남쪽으로 들어가 식량 텐트 담요 등을 나눠줬다. 사정이 얼마나 열악하던지 현지 필리핀 군인들도 우리에게서 식량을 타갈 정도였다. 그곳에서 현지 선교사님 요청을 받고 100여 가구가 사는 비눙안안섬을 찾아갔다. 강풍과 해일로 마을 전체가 가슴 높이까지 물에 잠기고 주택 전체가 무너진 상태였다.

삶이 강제로 초기화된 그곳에 더멋진마을을 건설하기로 했다.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찾아가 함께 마을을 재건하자고 독려했다. 파손된 집들을 수리하는 데만 3개월이 걸렸다. 반파됐던 초등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교회 건물을 새로 지었다. 마을 주민들은 가족 구성원이 다시 한 지붕 아래 살게 된 것을 가장 기뻐했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가난한 어촌 마을의 밤을 환히 밝혔다. 급수탑 상수도 정화조 하수도는 물론 화장실도 20곳까지 지으니 주민들이 태풍 전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게 됐다. 우리는 그들의 더 멋진 삶을 응원하기 위해 마을의 유일한 생계 수단인 고기잡이배 두 척을 새로 구입해 선물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섬마을 사람들이 재난의 피해자가 아닌 축복의 청지기로 여기기 시작한 점이다. 자신들이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먼 나라 낯선 이들이 찾아와 마실 물과 식량을 나누고 폐허가 된 마을을 청소하며 “괜찮습니다. 여기서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라고 말해 준 것에 깊이 감사했다.

2014년엔 남아시아의 스리랑카를 찾았다. 아내인 윤미기 당시 온누리교회 권사회 회장과 권사회 임원들이 동행했다. 스리랑카는 다수 불교계 싱할라족과 소수 힌두교계 타밀족 사이 오랜 분쟁으로 오늘날까지 무력 충돌이 빈번한 곳이다. 지금까지 10만명 이상 사망자와 1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스리랑카 아길 지역에 더멋진마을 조성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시작했다. 낡은 우물을 정수 및 보수하고 마을에 급수탑을 세워 수로를 연결하는 데까지 1년이 걸렸다. 엄마가 차밭에서 일하는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데이케어센터가 지난해 2월 완공됐다. 준공식 날 마을 잔치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함박웃음을 지었고, 아이들은 마을 입구부터 춤을 추며 센터로 달려갔다.

고무적인 것은 주민들 스스로 고질적 문제를 찾아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점이다. 데이케어센터가 그랬다. 교사 교육과 운영에 관한 계획을 주민들 스스로 세우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맡는 등 주도적으로 움직여 준 점이 무엇보다 고마웠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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