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여권의 오만과 무능을 준엄하게 심판한 민심

총선 압승 1년 만의 보궐선거 참패는
독선적 국정운영에 대한 엄중한 경고
전면적 쇄신 통해 국정 정상화해야

4·7 재보궐선거에서 민심은 집권 세력의 오만과 내로남불, 일방적 국정운영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택했다. 방송 3사 출구조사에 따르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박형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김영춘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섰다. 출구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2% 포인트 안팎의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던 여당 주장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의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 여당이 1년 만에 이토록 참패한 것은 그만큼 여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분노가 팽배해져 있음을 방증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문재인정부의 지난 4년에 대한 평가의 성격을 갖는다. 이 정도 득표 차이면 정부 국정운영에 레드 카드에 가까운 경고장을 꺼내들었다고 봐야 한다.

실제 그동안 여권이 보여준 실정(失政)과 독선의 정치는 유권자들이 인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집값 폭등과 전월세난, 부동산과 관련한 여권 인사들의 이율배반적 행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국회에서의 일방독주, 극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협량한 정치, 검찰개혁 잡음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이들 문제를 대하는 여권의 태도는 오만불손함 그 자체였다. 반성과 사과에 인색했던 것은 물론 뻔히 드러난 잘못조차 제대로 고치려 하지 않았다. 투표에 임박해 읍소 전략을 폈지만 그 또한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당정청은 이번 선거 결과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전면적인 국정쇄신이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우선 청와대와 내각, 여당 내 큰 폭의 인적 쇄신이 요구된다. 또 민심과 괴리된 정책은 과감한 방향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여당은 친문 강경파의 입김에서 벗어나야겠다. 아울러 독선을 멈추려면 반대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여야 하고, 야당과의 협치를 통해 의회 정치를 정상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밀어붙이기식 국정기조를 이어간다면 내년 대선에선 더욱 혹독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질 것임은 자명하다.

국민의힘은 스스로 잘해서 승리한 게 아니라 유권자들이 현 집권 세력이 싫어 차악을 선택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반사이익에 취해 자만하지 말고 수권세력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당을 정비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야 한다. 시장 당선자들은 장기간 시장 부재에 따른 공백을 서둘러 메우는 일이 급선무다. 방역과 백신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전월세난 해소와 청년층 취업대책, 민생경제 회복에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네거티브만 있었지 미래는 없었던 선거전이었던 만큼 취임한 이후에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소홀해선 안 된다. 아울러 이번 선거를 거치며 여야 모두 잘못된 정치를 하면 언제든 매서운 민심의 채찍질이 가해질 수 있음을 확인했을 것이다. 이를 교훈 삼아 앞으로는 정쟁에서 벗어나 민생을 우선 챙기는 정치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테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