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반도체, 2분기부터 ‘슈퍼사이클’ 탈까

삼성전자 1분기 부문별 실적분석
반도체 영업이익 3조5000억 ↑ 추산
LG전자 가전만 8000억 넘을 듯

삼성전자가 1분기 9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힌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1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반도체(DS) 부문 부진을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사업부문이 보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7일 공시한 1분기 잠정실적에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5000억~3조7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코로나19 특수로 실적이 개선됐던 지난해 2분기(5조4300억원)·3분기(5조54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인 동시에 전년 동기(3조9900억원)와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극자외선(EUV) 등 공정 개선 전환 비용과 미국 텍사스 오스틴 공장 가동 중단 여파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반도체는 통상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의 약 30%를 차지한다.

반도체의 부진은 스마트폰이 만회한 것으로 파악된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1’의 조기 출시 효과로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는 전 분기(2조4200억원)나 전년 동기(2조6500억원)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1을 기존보다 한 달 이상 일찍 출시하며 애플 아이폰12에 맞섰고, 출시 초기인 지난 1월 말 전작 대비 판매량이 3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CE 부문 역시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TV와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BESPOKE)’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의 영향을 받아 1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2분기엔 가전·스마트폰과 반도체 부문의 상황 역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가 업황 개선 영향으로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스마트폰 부문은 신작 효과가 감소하는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이어지는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슈퍼사이클’ 즉, 장기 호황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 실적 개선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스마트폰, TV, 자동차 등 전 산업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호조가 지속되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

유안타증권은 “올 3월 서버용 D램의 경우 고정가격이 3~5% 오르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고객사들의 재고 추이를 감안하면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은 극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낸드 가격 반등으로 상승 추세가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 오스틴 공장 역시 한파로 한 달가량 가동을 멈춘 뒤 최근 가동을 재개해 정상 궤도에 올랐다. 다만 미국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과 대만 TSMC의 대규모 투자 등 커지는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은 과제다.

LG전자가 창사 이래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힌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연합뉴스

12년 만에 영업이익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LG전자는 기존 기록(2009년 2분기·1조2438억원)을 3000억원 가까이 뛰어넘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3년 만의 기록 경신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생활가전(H&A)의 분기 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매출 6조원, 영업이익 8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된다. HE(TV) 사업부문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철수를 결정한 MC 사업부문의 실적이 2분기부터 회계 처리에서 빠질 경우 영업이익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실적을 넘어 3조원 후반대에서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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