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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견뎠는데 반도체엔 속수무책… 국내 차 발동동

“생산량 조절 외 다른 방법 없어” 내수·수출 모두 감소 가능성 커


글로벌 차량 반도체 수급난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생산에 영향을 주면서 코로나19보다 더 위협적인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는 반도체 부족은 내수와 수출에 모두 영향을 주는데다 단기간에 해결할 방법도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 주요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 증가를 이뤘다. 코로나19 초기 방역 성공으로 공장을 꾸준히 가동하고, 비대면 판매 전환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내수 진작책을 마련한 덕분이었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신차 내수 판매는 6.2%가 늘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의 내수 판매가 15~50% 감소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국내 업계는 코로나 타격에 해외 수출량이 줄긴 했지만 내수 증가로 차량 인도를 지속하며 위기를 견뎌냈었다.

BMW코리아 등 일부 수입차 업체는 코로나 타격이 적었던 한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글로벌 신차 출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27만4859대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은 국내 완성차 업체도 피해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공장이 멈추고 아예 차를 생산하지 못하게 돼 내수와 수출 모두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지엠(GM)은 지난 2월부터 부평2공장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목표했던 연간 생산·판매대수를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초 협력사의 납품 거부로 공장을 멈췄던 쌍용자동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이달 중 7일간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재고 관리를 통해 비교적 여유를 보였던 현대자동차·기아도 일부 공장 가동과 특근 등을 중단하며 반도체 대란을 피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5, EV6, K8, 스타리아 등 올해 내놓은 전략 차종들이 줄줄이 사전계약 대박을 터뜨렸지만 웃지 못하고 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각 회사가 판매대책 등을 세워 위기를 모면했지만 반도체 수급난은 생산량 조절 외에 손 쓸 방법이 없다”며 “공급을 못해 눈에 보이는 판매량을 놓칠까봐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자동차 부품사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최근 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품사 48.1%가 반도체 수급 차질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일부는 부품 생산을 절반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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