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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찍어내기’에 검수완박까지… 무리한 검찰개혁도 패착

수사지휘권 발동·총장징계 청구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제동 인상
국민들 피로감 넘어 반발 확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8일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4·7 재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서 검찰은 재보선 기간에 접수된 99명에 대한 고소·고발 사건 등 주요 수사를 본격 재개할 전망이다. 뉴시스

이번 4·7 보궐선거에서 여당의 참패는 지난해부터 누적돼 온 무리한 검찰 개혁 논란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찍어내기 논란을 비롯해 살아 있는 권력 수사에 제동을 거는 듯했던 정부·여당의 움직임이 반발 심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1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후부터 검찰에 대해 줄곧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 발단은 2019년 하반기 진행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였다. 추 전 장관은 취임 후 한동훈 검사장을 비롯한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대거 좌천시켰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2월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의 공소장을 이례적으로 비공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어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윤 전 총장 가족 의혹 사건 등에 잇따라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헌정 사상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은 네 번 발동됐는데 문재인정부에서만 세 번 실시됐다. 여당에서는 수사지휘권 행사가 오히려 투명한 검찰 통제 방식이라고 설명했지만 검찰 수사를 사실상 정치에 예속시켰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

유례가 없을 만큼 다수의 수사지휘권이 발동됐지만 채널A 사건, 윤 전 총장 가족 사건에서 지목된 의혹의 실체가 뚜렷하게 드러나지는 않았다.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도 청구했다.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징계였다. 하지만 법원에서 집행정지 결정이 나오면서 무리한 ‘찍어내기’ 시도였다는 인상을 줬다.

정부·여당의 검찰 개혁은 문재인정부 초기만 해도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았었다. 하지만 검찰 견제라는 원래 취지와 동떨어진 일련의 ‘무리수’들은 법조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비공개 결정은 진보 성향 단체인 참여연대와 민변에서도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는 참여연대와 대한변호사협회가 검찰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규탄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 개혁을 빙자해 사상 초유의 일이 잇달아 벌어졌다”며 “국민도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윤 전 총장 징계가 사실상 실패하자 여권에서는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검수완박)하는 내용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까지 들고 나왔다. 검찰 내부에서는 형사사법시스템을 사실상 형해화하는 법안이라는 강한 반발이 나왔다. 대한변협에서도 “사실상의 검찰 해체”라며 반대 성명을 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월성원전 수사 등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멈추지 않자 수사권 박탈까지 추진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8일 “최근 들어 검찰 개혁을 내세워 현 정부의 치부를 들추는 수사를 못 하게 막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의혹이 높아졌다”며 “검찰 개혁을 앞세운 검찰 압박에 국민이 얼마나 반발하고 있는지 선거 결과가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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