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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 미국 대북정책 리뷰의 초점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리뷰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는 원칙적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발표될 것이다.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미국이 가지고 있는 모든 카드를 내보일 이유가 없고 북한 반응을 봐야 구체화할 수 있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북정책 리뷰와 관련해 주목할 점은 다음 두 가지다.

우선 북한을 대화로 나오게 할 수 있는 원칙을 제시할 수 있는가이다.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메시지는 백악관 대변인이 첫 기자회견에서 밝힌 “진행되고 있는 압박 수단과 향후 외교의 가능성에 대해 동맹과 협의할 것”이라는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외교 내용에 대한 설명이 없었는데 대화 필요성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큰 우려는 북한의 미 본토 타격 능력이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 가능성을 높이고 결국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의 큰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관여가 필요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적대시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세우며 미국과 본격적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는 데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나치게 양보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당장 구체적 조치를 약속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존중하며 대화를 진행하겠다는 의지 표명에 준하는 메시지라도 나와야 할 것이다. 대북 협상 관련 고위급 책임자의 임명도 그에 포함될 수 있다.

둘째, 비핵화 추진 방식과 관련한 이견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있는가이다. 지금까지 북·미 대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한 중요한 원인은 비핵화 과정에서 양측이 취할 구체적 조치들에 대한 이견에 있었다. 북·미 협상의 역사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이 가장 잘 맞는 사례 중 하나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삼되 일단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 강화를 통제하는 것부터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달 16일 포린 어페어스에 게재된 에릭 브루어와 수미 테리의 글이나 지난 6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실린 월터 러셀 미드의 칼럼이 대표적 사례다. 굳이 구분하자면 스몰딜식 접근이다. 큰 폭의 비핵화 조치를 전제로 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빅딜식 접근과 차이가 있다. 북·미 사이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협상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접근법이다. 여기에도 문제는 있다. 비핵화를 포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단기간에 비핵화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과의 어떤 합의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실적으로 접근한다면 비핵화에 기여하는 어떤 합의도 긍정 평가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협상 목표가 비핵화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더 어려운 문제는 북한에 제시할 상응 조치이다.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 정책 철회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북한 체제 존중, 제재 완화나 해제 등 다양한 영역의 문제가 포괄돼 있다. 당연히 이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는 것은 어렵다. 그렇지만 인도주의 협력만으로는 비핵화와 관련한 조치를 이끌어내기도 어렵다. 이에 대한 판단이 미국 대북정책 리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탐색전이 긍정적 결과를 만들지 못하면 한반도 정세는 여름을 지나며 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북핵 문제는 악화되고 나서야 진지하게 다뤄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곤 했다. 이번에는 그러한 악순환을 피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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