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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자가진단키트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인구 1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세계 1위는 체코(254명)다. 체코 정부는 코로나 재확산으로 지난달부터 10인 이상 기업의 직원 대상 항원검사를 매주 1회 의무화했다. 대상자는 총 320만명. 상당수 회사가 자가진단키트를 구입해 자체적으로 검사를 진행한다. 정부 승인을 받은 자가진단키트 60여개에는 한국 제품도 2종류나 있다. 민감도 90%, 특이도 98% 이상 제품이다. 민감도는 양성 환자를, 특이도는 음성 환자를 찾아내는 확률을 말한다. 검사 결과는 15분 내에 나온다. 양성의 경우 유전자 증폭(PCR) 검사로 최종 판정을 받아야 한다(코트라 체코 프라하무역관 최근 보고서).

체코뿐 아니라 미국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도 국가 사업이나 무료 보급, 일반 구매용으로 자가진단키트가 활용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를 도입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출용은 많지만 국내용으로 승인받은 제품이 하나도 없다. 당국의 PCR 검사만으로도 충분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져 자칫 진단 체계에 혼란이 올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벌어진 것도 도입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반대론자들은 민감도가 현저히 낮아서 감염자임에도 ‘가짜 음성’ 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찬성론자들은 숨은 감염자를 조기에 찾아낼 수 있고, 주기적 검사가 필요한 단체 시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일장일단이 있다.

하지만 4차 유행 조짐이 보이자 당국이 간편성·접근성을 강조하며 도입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상생 방역’ 추진을 발표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어제 국무회의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자가진단키트를 허가해줄 것을 요청했다. 확산세 억제를 위해 자발적 검사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도입은 적극 검토할 만하다. 문제는 활용 대상이다. 유흥시설 영업시간 연장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고 체코처럼 산업 현장이나 대학 등 학교, 보육시설 등에 우선 적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듯하다. 업체들이 검사의 정확도를 높인 제품을 개발해야 함은 물론이다.

박정태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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