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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 살아가는 나는 ‘하나님의 꿈’ 이뤄가는 디아스포라

호성기 목사의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1>

PGM 영어권 훈련부장인 제이 킴 선교사가 2019년 4월 수아가 세운 라이베리아의 학교에서 22명의 교사를 훈련하는 모습.

나는 충남 예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직장을 대전으로 옮기는 바람에 초등학교 6학년 때 대전으로 이사 갔다. 의지와 상관없이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났다.

예수님을 만나고 24살 때 집을 떠났다. ‘떠남’은 고난의 광야로 인도했다. 그 광야는 하나님의 선교지였다. 하나님은 44년을 영국과 미국에서 주님의 종으로 살게 하셨다.

이렇게 태어난 곳을 떠나 타지에서 사는 나는 ‘디아스포라’다. 그것이 정체성이다. 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서 타향에서 산다. 750만명이 넘는 한국인은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디아스포라’로 산다. 낯선 곳에 흩어져 광야 같은 삶을 사는 저들의 삶에 하나님은 개입하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선교다.

본래 디아스포라란 기원전 6세기 이후부터 고향인 팔레스타인 지역을 떠나 타지에 살던 유대인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였다. 디아스포라는 헬라어의 ‘통하여’(through)라는 뜻의 전치사 ‘디아’(dia)와 ‘씨를 뿌리다’(speirein)라는 단어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흩어서 뿌려진 씨앗들을 통하여’라는 뜻이다.

이 단어가 21세기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떠나 국내이건 국외이건 타향에서 ‘흩뿌려져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을 통칭하는 일반명사로 사용된다. 흩어진 곳의 삶은 광야 같은 삶, 치열한 삶이다. 굴러들어온 돌은 박힌 돌에게 차별과 핍박을 받게 돼 있다.

요셉이 형제들의 시기 질투를 받아 상인에게 팔려 애굽까지 흩어졌다. 그러나 요셉에게는 흩어져 가는 곳마다 하나님의 흩으심에 대한 꿈이 있었다. 형제들은 그를 보며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창 37:19)라고 했다. 그 꿈은 가족과 민족을 살리려는 하나님의 꿈이었다.

팔린 자가 자신을 판 형제들의 구원자가 됐다. 예수님이 은 30냥에 팔렸다. 그러나 예수님은 자신을 판 죄인들의 구세주가 되셨다. 요셉은 오실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었다. 하나님의 선교는 ‘흩으심’으로 인생을 바꾸신다. 그리고 알곡을 모으신다. 이것이 하나님의 선교다.

그러므로 내가 오늘 흩어져 살아가는 ‘디아스포라의 삶’에는 나의 꿈을 초월하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꿈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깨닫고 순종한 한 사람의 꿈 꾸는 디아스포라를 소개한다.

그의 이름은 어니스트 수아다. 그는 아프리카 서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라이베리아 사람이다. 자신의 고향에서 학교를 세운 교육가다. 유치원에서 9학년까지 학생 350명, 교사 22명이 있는 학교를 세웠다. 그는 마을에서 존경받는 어른이었다. 그러나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못사는 나라 중 하나다. 재정적으로 학교운영이 어려웠다.

그는 돈을 벌어 학교를 살려 보려고 집을 떠났다. 디아스포라가 돼 미국에 왔다. 고향에서 존경받던 교장 선생님이 정비소에서 막노동을 했다. 굴러 들어온 흑인을 미국인이 존중하는가. 한 시간에 2달러 50센트를 받으며 고단한 삶을 살았다. 집에 세탁기가 없어서 세탁도 빨래방에서 했다. 그러다가 필라안디옥교회 스패니시 성도의 전도를 받고 안디옥 다민족교회에 나왔다.

돈 벌 목적으로 미국에 디아스포라로 온 자신이 복음을 들으며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는 선교사임을 깨달았다. 복음으로 양육 받으며 세계전문인선교회(PGM·Professionals for Global Missions) 선교사 훈련을 받았다. 이후 필라안디옥교회의 안수집사가 됐고 PGM 선교사가 됐다.

가족과 학교에 겨우 몇 푼의 돈만 벌어 보내다가 이제는 복음을 보내기 시작했다. 현지 교사들이 살아나고 학생들이 영적으로 살아났다. 필라안디옥교회와 PGM이 단기선교를 두 번 다녀왔는데 그 땅에 기적이 일어났다.

지독하게 가난하게 살면서도 그 지역은 물론 이웃 마을로 소망과 사랑의 복음을 전파하며 다녔다. 이후 라이베리아 현지인 PGM 선교사가 4명이나 배출됐다. 서부 아프리카 지역복음화를 위한 PGM 서부 아프리카 선교사 훈련센터도 세워졌다.

라이베리아 출신인 어니스트 수아가 2018년 11월 미국 필라델피아 필라안디옥교회에서 PGM 선교사 임명을 받고 있다.

한 흑인이 디아스포라가 돼 돈을 벌어 학교를 살리려고 고향을 떠났다. 한국인이 세운 필라안디옥교회 성도로부터 복음을 듣고 고향에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가 됐다.

이처럼 디아스포라에 의한,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의 선교는 돈이 아닌 복음으로 학교와 마을을 변화시키고 있다. 350명의 학생과 22명의 교사가 이제는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하나님의 꿈을 꾸는 ‘꿈꾸는 자들’이 되고 있다.

나는 오늘 왜 이곳에, 국내든 국외든 흩어져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을까. 그 디아스포라의 치열한 삶 속에서 주님은 나를 찾으신다. 나의 꿈보다 더 큰 나를 향한 하나님의 꿈이 있다. 하나님의 꿈은 인생을 변화시킨다. 그리고 주변의 사람에게도 복이 된다. 보라,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 하나님의 꿈을 꾸는 디아스포라로 살라.

호성기 목사(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②낮은 곳으로 흩어지는 ‘선교사의 길’을 걷다
▶③다른 언어·문화 속에서 훈련… ‘나의 의’ 변하니 선교사로
▶④마가처럼 ‘문제아’도 예수님 만나면 축복의 통로 된다
▶⑤“성령의 감동에 순종… ‘카이로스’ 삶 살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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