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간호조무사 남편… “국가가 있기는 하나”

“AZ접종 후부작용” 청 국민청원
“서로 핑퐁게임” 관계기관 비판
정부, 최종 결과 나오면 인과성 심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뒤 사지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는 간호조무사의 남편 이모(37)씨가 정부를 향해 “국가로부터 ‘안심하고 치료하라’는 말 한마디 듣지 못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돼 지침대로 접종을 했지만 정작 정부가 부작용은 제대로 살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씨 남편은 2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에서 ‘믿고 백신 맞으라’고 하더니 부작용 이후에는 연락이 없다”며 “백신을 맞고 나서 사지마비 증상까지 왔는데도 국가는 별다른 얘기 한 마디를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근무하는 이씨의 아내는 지난달 12일 AZ 백신을 접종했다. 이후 감기 몸살과 무기력증이 있었는데 질병관리청의 지침대로 진통제를 먹고 견뎠다. 열흘쯤 지나 아내는 이씨에게 “운전 중에 갑자기 길이 겹쳐 보여서 사고가 날 뻔했다”고 했고, 계속해서 어지럼증과 두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증상이 계속되자 이씨의 아내는 뇌 검사와 이석증 검사 등을 받았다. 검사 결과 별다른 이상은 없었다. 이어 신경외과 검사에서는 ‘급성 파종성 뇌척수염(ADED)’ 진단을 받았다. 이씨는 이 진단명을 근거로 AZ 부작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 만에 검사비로 약 400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출했다”고 말했다.

병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받으라는 정부 지침에 따랐지만 부작용은 온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부작용이 우려되긴 했지만 백신을 거부하면 나라에 대역죄를 짓는 것처럼 여겨져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소홀한 대응에 더 분노가 치민다고 했다. 입원 다음 날 상황을 묻는 역학조사관의 전화를 한 차례 받았을 뿐 그 이후로는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병원 의료진은 이씨에게 “회복하는데 6개월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했다. 겁이 난 이씨는 부작용 증상에 어떻게 대응할지 질병청에 문의했지만 “시청 민원실로 전화하라”는 안내만 받았다. 시청에서는 보건소 번호를 안내했다. 이씨는 “일주일 동안 질병청, 시청, 보건소 사이에서 전화 연결만 했다”며 “국가가 계속 여기저기 미루니까 화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글도 올렸다. 글에서 그는 ‘앞으로 나와 같은 피해를 볼 수 있는 수많은 국민을 위해 용기를 냈다. 과연 국가가 있기는 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씨 아내의 증상과 백신과의 인과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방대본은 1개월 뒤 추가 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이 나오면 인과성을 심의한다는 계획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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