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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부스터 샷

라동철 논설위원


누적 확진자 1억4356만4910명, 사망자 305만7788명.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가 집계한 21일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피해 상황이다. 감염병이 숱하게 인류를 위협했지만 이 정도 인명 피해는 20세기 초 대유행한 스페인 독감 이후 최악이다. 세계 각국이 확산 저지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코로나19의 위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다가선 극소수 국가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기대에 부풀어 있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백신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국가 간 백신 불평등은 공급이 당장의 수요를 감당하기에 부족하기 때문일 게다. 여기에 자국 우선주의에 경도된 일부 선진국들의 백신 사재기가 수급난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을 공평하게 분배한다면 수개월 안에 팬데믹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지만 백신 강국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미국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11억회분(5억5000만명분) 확보했다고 한다. 인구가 3억3200여만명이니 국민 모두가 2차 접종을 해도 남는 양이다. 백신을 이렇게 많이 확보한 것은 부스터 샷(booster shot·추가 접종)을 염두에 두고 있어서다. 면역 효과를 더 높이기 위해 2차 접종에 그치지 않고 3차 접종까지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접종률 최상위권 국가들인 이스라엘(61.9%)과 영국(48.5%)도 부스터 샷을 위한 백신까지 확보한 상태다. 1차 접종 물량조차 구하지 못한 대다수 국가의 딱한 처지를 외면한 이기적 행태다. 백신 불평등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높이게 돼 팬데믹 종식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팬데믹이 이어지면 특정 국가만 안전한 상황도 지속되기 어렵다.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최근 WHO 등이 주도하는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에 그의 재단을 통해 10만 유로(약 1억3000만원)를 기부키로 했다. “백신 불평등이라는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툰베리의 외침을 백신 선진국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텐데.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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