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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10원 전쟁

오종석 논설위원


1966년부터 발행된 10원짜리 동전은 액면 가치가 낮을 뿐 아니라 자동판매기 등에서도 쓸 수 없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요즘 유통가에선 ‘10원 전쟁’이 다시 불붙었다. 10원 전쟁은 2010년 대형마트들이 10원 단위로 최저가 낮추기 혈투를 벌이면서 등장한 용어다.

전쟁의 총성은 쿠팡에서 시작됐다. 쿠팡은 지난 2일부터 기한 없이 ‘로켓배송 상품 무조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든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는 것은 사실상 ‘최저가’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이에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유통업체까지 최저가 전쟁에 뛰어들었다.

먼저 이마트가 응전에 나섰다. “쿠팡보다 비싸면, 차액을 돌려준다”며 ‘최저 가격 보상 적립제’를 내놓았다. 생필품 500여개 품목을 쿠팡·롯데마트몰·홈플러스몰보다 싸게 팔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유통 라이벌인 롯데마트도 ‘맞불’을 놨다. 롯데마트는 500개 생필품을 이마트와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GS리테일은 온라인 장보기 몰(GS프레시몰)에서 50여종의 채소를 초저가로 판매하는 ‘채소 초저가 전용관’을 상시 운영하기로 했고, CU 편의점은 대파, 깻잎, 모둠 쌈 등 6종 채소를 대형마트보다 싸게 파는 행사를 시작했다.

유통업체 간 10원 전쟁은 양날의 칼이다. 고객으로선 당장 물건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유통 시장이 기형적으로 왜곡되면 그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실제로 2010년 불황과 함께 시작된 대형마트의 최저가 경쟁은 과도한 출혈 경쟁과 납품업체 단가 깎기 같은 부작용으로 1년여 만에 승자 없이 끝났다. 매장 운영비가 들지 않고, 인건비가 적은 이커머스 업체까지 동원된 지금의 10원 전쟁은 과거보다 출혈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배송이 빠르고, 편리하고,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10원 전쟁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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