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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언어·문화 속에서 훈련… ‘나의 의’ 변하니 선교사로

호성기 목사의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3>

80년 영국 런던 노방전도 때 선교전도학교 2기생들과 함께한 호성기 목사.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살 때 벌거벗었으나 부끄럼 없이 자유롭게 살았다. 그러나 죄를 지었다. 그러자 자유가 없어졌다. 그들의 눈이 밝아져 무화과 나뭇잎으로 대충 앞을 가렸다. 하나님이 저들에게 가죽옷을 입혀 주셨다. 짐승의 희생이 있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을 통한 통전적 용서의 모형이었다. 그러면 왜 하나님은 용서한 저들을 에덴동산에 두지 쫓아내 디아스포라로 흩어져 살게 하셨을까.

아담과 하와의 두 아들 중 큰아들 가인이 동생 아벨을 돌로 쳐 죽였다. 시기와 질투의 끝은 살인이다. 하나님이 쫓아내 디아스포라가 되게 하셨다. 가인이 호소했다.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일 것이니 어찌 살겠습니까.”

하나님은 가인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을 표를 주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모형이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은 저 용서한 자들을 품에 안고 그냥 살게 하시지 쫓아내 흩어져 디아스포라로 살게 하셨을까.

집을 떠나 흩어져 외국에서 디아스포라로 살던 탕자는 흩어진 곳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깨달았다. 성령의 감동으로 회개하고 아버지 집에 돌아왔다. 집에만 있었던 큰아들은 끝까지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지 못했다.

나는 24살 때 예수님을 만나 죄 용서함을 받고 3년 동안 기도원에서 살았다. 그 기도원이 천국이었겠는가. 같은 한국 사람끼리, 구원받은 성도끼리 사는데도 누군가와의 다툼으로 평안할 날이 없었다. 왜일까.

기도원에 있을 때는 그 이유를 정말 몰랐다. 그냥 못된 사람을 보면 겉으로는 웃어도 속으로는 정죄했다. 제임스 갬블 선교사를 만나 통역원으로 살았다. 3년 후 하나님은 그 기도원에서 나를 쫓아내 외국에서 디아스포라가 되게 하셨다.

호성기(왼쪽)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가 1981년 영국 국제오순절순복음교단 세계선교국장 언더우드 목사로부터 졸업장과 선교사 파송증을 받고 있다.

이번에 흩어져 간 곳은 영국이었다. 영국 런던의 핀즈베리 팍이라는 곳에 국제 오순절 순복음교단의 선교원이 있었다. 전 세계 교단에서 뽑고 뽑은 목사들과 리더들을 모아 선교와 전도의 실제적 훈련으로 무장시키는 선교센터였다. 가보니 미국, 영국, 인도, 홍콩, 아프리카 등에서 온 교단 리더와 대형교회 목사들이었다.

20대 평신도는 나뿐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외국인과 공동생활을 했다. 다음날부터 선교전도학교 제2기생 9명은 소리도 없고 총알도 없는 전쟁터에서 서로 죽이고 서로 정죄하며 서로 욕하는 지옥 같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언어의 문제가 심각했다. 음식 문제도 매일 불평이 나왔다. 문화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고통 그 자체였다. 각 나라를 대표하고 그래도 훌륭하다고 해서 뽑혀온 훌륭한 종이었지만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나의 의’(self-righteousness)였다. ‘나는 예수를 잘 믿는 사람인데 너는 뭐냐’는 자기 의는 갖가지 문제를 일으켰다. 몇 달 동안 말로 치고받는 전쟁이 계속됐다.

특히 홍콩에서 오신 40대 후반의 큰 교회 담임목사님은 나를 발밑의 때만큼도 못하게 취급했다. 생애 처음으로 중국인이 한국을 아직도 속국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아프리카 목사님과 인도 목사님도 앙숙이었다. 영국 목사에게 옛날 식민지 사람처럼 취급당한다며 매일 전쟁이 계속됐다. 한국인이 겉으로는 웃지만 저 깊숙한 곳에서 일본인을 증오하는 것과 똑같았다.

81년 선교전도학교 동기들과 촬영한 졸업 기념사진.

하나님은 다언어, 다민족이 만나 사는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 영혼 깊숙한 곳에 감춰져 있는 죄성, 즉 원죄를 만나게 하셨다. 그 원죄의 핵심은 ‘나의 의’였다. 자기 의로 다른 사람들을 차별했다.

계속되는 훈련을 통해 성령님께서 우리 모두를 만져 주셨다.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롬 3:21~22) 성령님이 죄인을 변화시키셨다.

왜 주님은 나를 당신의 품 안에 있게 하시지 쫓아내어 흩어져 디아스포라로 살게 하셨을까. 다른 언어, 다른 문화에 나를 흩어주심으로 무엇을 깨닫는 것을 원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나의 의’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차별 없는 하나님의 의’로 변화되는 것이었다. 선교 대원들은 구원받았지만 아직도 원죄의 죄성을 갖고 살아가는 죄인임을 깨닫고 모두 회개했다.

훈련을 졸업하고 선교사로 파송 받는 날이었다. 선교전도학교 2기생 모두는 ‘나의 의’가 아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하나님의 의’로 변화돼 있었다.

하나님은 다른 언어와 문화에 들어가 속으로는 정죄하면서 겉으로 의롭게 보이는 사역을 원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먼저 나를 선교사로 만드신다. 사랑으로 용서하며 행함으로 선교하게 하신다. ‘나 중심의 사람’을 ‘예수 중심의 사람’이 되게 하신다. 이것이 디아스포라에 의한,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의 선교다. 즉 하나님의 선교다.

호성기 미국 필라안디옥교회 목사

[디아스포라를 통한 하나님의 선교]
▶①흩어져 살아가는 나는 ‘하나님의 꿈’ 이뤄가는 디아스포라
▶②낮은 곳으로 흩어지는 ‘선교사의 길’을 걷다
▶④마가처럼 ‘문제아’도 예수님 만나면 축복의 통로 된다
▶⑤“성령의 감동에 순종… ‘카이로스’ 삶 살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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