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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오세훈 시즌2, 기대와 우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서울시는 요즘 활기가 넘친다. 9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으면서 각 부서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조직에 긴장감이 느껴진다. 10년 만에 복귀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첫 출근일부터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10년간 야인 생활을 해서인지 많이 겸손해진 모습이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소통과 협치다. 그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장단을 가장 먼저 찾아가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시의회도 오 시장 처가 내곡동 땅 관련 행정사무감사를 중단하며 화답했다. 오 시장은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임원진과도 만나 “시정이 구정이요, 구정이 시정이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1일 오 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국정현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와 행정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당적이 달라 선거기간 공방을 주고받았더라도 행정 책임자가 된 이상 중앙과 지방의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대통령과 야당 단체장들의 소통은 국민들에게 편안함을 주고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문 대통령은 오 시장에게 국무회의에 자주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장은 지방자치단체를 대표해 소신껏 발언해야 한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 13일 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자가진단키트의 신속한 승인과 공시가격 제도 개선을 강하게 주장하며 국무위원들과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 시장이 취임 초기부터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며 자가진단키트 활용을 전제로 한 영업시간 연장,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등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에 시민들은 신선함을 느꼈을 것이다. 업종을 구분하지 않는 일률적인 영업제한으로 자영업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거리두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정책도 공공주도 개발만으로는 주택 공급을 원활하게 할 수 없고, 민간 재건축을 억누른다고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다.

오 시장은 22일 전임시장 성폭력 피해자에게 서울시를 대표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도 내놨다. 여당에서도 진정한 사과라고 평가했다.

서울시가 27일 기자들에게 오 시장의 광화문광장 조성 관련 입장 발표를 예고했을때 “올게 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중단선언을 예상했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그는 “공사를 진행하되 보완·발전시켜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혀 찬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오 시장이 강조한 것은 행정의 연속성과 세금 절약이다. 이미 250억원이 투입돼 34% 공정이 진행됐고 원상 복구 시 400억원이라는 시민 세금이 허비된다는 점을 고려해 합리적 판단을 한 것이다. 오 시장은 “시장이 바뀔 때마다 광장이 공사장이 되는 비합리적이고 소모적인 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다. 실용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서울시의회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00~800명대를 기록하며 4차 유행에 접어든 시점에 영업시간 연장 카드를 꺼낸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다. 민간 재건축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는 가까스로 안정돼 가던 부동산 시장을 다시 흔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오 시장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 1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한 생각에 무리하게 정책을 밀어붙일 경우 스텝이 꼬이고 혼란을 자초할 수 있다. 긴 호흡으로 가야 한다. 우선 공약 이행을 위해 분명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내년 지방선거 이후까지 내다보면서 정책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시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김재중 사회2부 선임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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