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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산소발생기 공수, 한국교회와 한인 선교사가 이끌었다

바닥 난 산소통 대신 의료장비 수소문
KWMA에선 외교행낭 아이디어 제시
한국교회 등 12대 지원… 추가 후원키로

지구촌교회 해외선교부 이명준(왼쪽) 목사와 서남아 코디네이터 김바울 선교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행낭으로 보낼 산소발생기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바울 선교사 제공

인도 델리에서 사역 중인 A선교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 30분(현지시간) 뉴델리의 주인도 한국대사관에서 기다리던 물건을 받았다. 항공편을 통해 들어온 산소발생기 6대였다. 인도는 지난 1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40만명선을 돌파하면서 세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 인도에선 치료용 의료기가 동이 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교부는 인도 한인단체의 요청으로 14대의 산소발생기를 외교행낭을 이용해 보냈다. 6대는 한인선교회, 8대는 한인회가 받았다. 외교부는 추가로 첸나이와 뭄바이 지역 한인선교회에 각각 3대씩 보낼 예정이다.

외교부가 외교행낭으로 산소발생기를 보낼 수 있던 데는 인도 현지 한인 선교사들과 한국의 선교단체, 교회 등의 연합 작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교사들이 산소발생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한 한인 선교사가 지난달 19일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치료 받던 중 사망한 일 때문이다. 입원 중이던 선교사는 필요한 산소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95~100%가 정상인 혈중 산소포화도가 60%까지 떨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인도한인선교사협의회(전선협)를 이끄는 A선교사는 1일 전화 통화에서 “지난달 17일 입원할 때만 해도 걸어서 음식을 받아갈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악화됐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는 무방비로 있는 선교사들이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A선교사는 의료기를 취급하는 358개 업체 리스트를 확보하고 전화를 돌렸지만 산소통 물량은 바닥난 상태였다. 그는 산소가 주입돼 해외배송이 어려운 산소통 대신 산소발생기를 해외에서 구입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에서 원하는 물품이 신속하게 인도에 들어올 수 있을지, 인도 정부가 의료장비에 부과하는 관세가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때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외교행낭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A선교사는 “한인회에 외교행낭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한인회가 사업으로 채택했다. 한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고 외교행낭 사용의 확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국에서는 인도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산소발생기 모델을 찾고, 구입 자금을 모았다. 박명재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와 A선교사 등이 SNS로 대화하며 인도 현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230V, 50㎐ 규격의 산소발생기 모델을 찾았다. 한국위기관리재단 서남아 코디네이터인 김바울 선교사는 한국교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기도 분당 지구촌교회(최성은 목사)가 8대, 새삶교회(안귀모 목사)와 양촌제일교회(조봉수 목사)도 1대씩 지원했다. 한 의료장비 업체는 중고 산소발생기 3대를 후원하기로 했다.

한국교회의 지원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WMA는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산소발생기 지원 등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병실 부족으로 자택에서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고 있는 선교사와 한인들을 돕기 위해 원격의료 상담 서비스 연결을 준비 중이다. 기아대책도 산소발생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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