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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암호화폐 쟁점과 정책적 대응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제2차 암호화폐 광풍이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암호화폐를 부정하는 발언은 2030세대 투자자들의 분노를 일으켰고, 아울러 정부, 정치권, 학계, 산업계 및 투자자들의 상이한 입장은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다.

현재의 암호화폐 상황은 2017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암호화폐 정책의 혼란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관계 설정 문제에서 시작된다. 정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있다고 생각해 블록체인은 육성하고 암호화폐는 금지하는 이원적 정책을 추진하면서 현재 상황을 자초했다. 암호화폐를 부정하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결과인 것이다.

암호화폐를 부정하는 쟁점은 크게 실체, 내재적 가치, 성공서비스 사례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실체가 없다는 것과 내재적 가치가 없다는 주장은 사실 의미 없는 쟁점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사고로 국제 경쟁에서 뒤처진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과거 정보 혁명의 흐름 속에서 일어났던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실체가 있는가? 인공지능이 실체가 있는가? 그리고 현재 각광받고 있는 메타버스가 실체가 있는가? 자문해 봤으면 한다. 소프트웨어의 실체 문제로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전쟁에서 뒤처진 경험이 있지 않은가.

내재적 가치 논쟁은 암호화폐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 나타난다.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개념과 정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단적인 사례가 아직도 암호화폐가 화폐인가 아닌가를 놓고 소모적 논쟁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암호화폐를 활용해 우리가 생각하는 화폐로 만들 수 있으나, 현재의 쟁점에서 논할 본질적 사안은 아니다. 디지털 법정화폐 논쟁에서 다룰 사항이다. 현재 한국은행이 디지털법정화폐(CBDC)를 모의실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 ‘쩐의 전쟁’에서 ‘디지털 쩐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암호화폐는 유무형 자산의 디지털 표현일 뿐이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서 현재의 자산들이 디지털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수표, 상품권, 포인트 등의 디지털화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지 암호화폐는 유형 자산이 아닌 무형 자산들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성공 사례는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꼭 한 가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정부는 국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항상 패스트 팔로 정책이 아닌 퍼스트 무버의 정책을 추진하자고 한다. 퍼스트 무버란 무엇인가. 남보다 앞서가자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성공 사례를 찾는 것(패스트 팔로)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퍼스트 무버)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분리할 수 없다는 사실과 함께 암호화폐를 인정하는 것이 정부의 정책적 대응의 시작이어야 한다. 현재의 블록체인 육성 및 암호화폐 금지 정책 기조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육성 정책으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암호화폐 육성 정책에 따른 역기능 및 부작용 방지 대책을 추진하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암호화폐를 인정함으로써 암호화폐 산업 생태계 발전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암호화폐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한 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암호화폐와 관련한 국내 상황을 보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대통령이 나서는 일이다. 대통령 산하에 블록체인(암호화폐)위원회를 만들어야 하며, 위원장은 국무총리급이 돼야 한다. 지난 3년간 정부가 암호화폐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운영해왔지만 결과가 없었다. 그만큼 부처 간 입장을 조정하는 게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블록체인위원회를 설립해야 하는 이유는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가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청년들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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