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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바이든 노익장

천지우 논설위원


한국의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나이로 취임한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그는 초대 이승만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보다 한 살 많은 74세에 대통령이 됐다. 1980년대부터 김 전 대통령과 개인적 교류가 있었던 조 바이든은 올해 79세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됐다. 이전까지는 71세에 취임한 전임자 도널드 트럼프가 최고령 대통령이었는데 4년 만에 바이든이 기록을 깼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때 자신보다 4살 많은 바이든의 건강 문제와 말실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사실 상대가 트럼프가 아니었어도 바이든의 고령을 문제 삼았을 것이다. 국가지도자의 건강은 상당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지난 3월 전용기 계단을 오르다 세 차례나 발을 헛디뎌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바이든은 취임 100일(4월 29일)이 지난 지금, 국정 운영 면에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신 접종 속도전을 펼쳐 코로나19 사태를 어느 정도 진정시킨 것이 컸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우리는 마침내 성숙하고 경험 많은 대통령을 갖게 됐다. 정부가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며 바이든의 100일 평가 점수로 ‘A’를 줬다.

백신 속도전 말고도 바이든이 과감한 정책을 쏟아내는 것을 보면 정말 ‘노익장(늙었지만 의욕이나 기력은 좋아짐)’이라 할 만하다. 바이든은 2조2500억 달러(2532조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계획과 1조8000억 달러 규모의 인적 투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이 막대한 재원을 법인세 인상과 부자 증세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과 초고소득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많이 걷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대기업과 부유층의 부(富)를 먼저 늘려주면 경기가 부양돼 결국 중소기업과 서민 경제도 좋아진다는 ‘낙수효과’가 결코 작동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경제를 바닥부터, 중간부터 살려야 할 때”라고 했다. 대기업과 부자들, 공화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텐데 바이든이 이를 극복하고 계획을 실현할 수 있을까?

천지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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