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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논단] 코인 체험기, 광풍과 열풍 사이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공법학)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쏘아올린 도지코인은 기존의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으로 대표되던 암호화폐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머스크코인으로까지 불리는 도지코인은 지난 2월 상장 당시 50원에서 지난 5일엔 887원까지 올라 17배 이상이 됐다. 암호화폐 전문기관 크립토뉴스플래시는 투자자의 23%가 연말까지 1100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반면 에이다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은 도지코인 거품이 조만간 붕괴되고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볼 것임을 경고했다.

리플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와 영국중앙은행(BOE) 총재 앤드루 베일리는 암호화폐는 본질적 가치가 없고 머지 않아 대부분 사라질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돈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인 개리 겐슬러는 지난 8일 CNBC방송에 출연해 암호화폐가 증권에 해당한다며 우호적 입장을 내비쳤다. 코인 시장 비대화로 은행과 증권 시장이 심각한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여전히 방치해두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국회 답변에 퇴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답변 정족수를 넘겨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은 위원장은 암호화폐는 법정화폐가 아니고 금융상품으로 인정할 수 없어 정부가 보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럼에도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며 과세를 강행할 것이라고 했다. 진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시대낙후적이라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했다. 2030세대 외면에 긴장한 정치권은 코인 대책에서까지 그들과 척을 지면 내년 대선을 장담할 수 없다며 청년층 다독이기에 나섰다.

도지 열풍에 더해 금융위원장 발언이 있을 즈음에 필자가 병원 신세를 진 일주일간은 절호의 암호화폐 학습 기회였다. 퇴원 후에는 그 규제 법제와 정책에 대해 몇 편의 논문도 읽었다. 나의 관심은 오로지 과연 코인 시장이 ‘투기의 장’인가 하는 것이었다. 예측과 분석, 계획과 과정 및 결과에 ‘원칙’이 있다면 비록 큰 수익이 있더라도 그것은 투자이지 투기가 아니라는 것이 나의 지론이었기에 새로운 도전에 의기충천했다.

먼저 코인 시장에 원칙이 있는지를 찾기 시작했다. 전체 코인을 분석하고 하루하루 도전을 시작했지만 모두 빗나갔다. 휴일도 없이 24시간 중단 없는 장인데도 종가·시가 ‘장 바뀜’ 시간인 아침 9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전날 급등 종목이 순식간에 급락장으로 바뀌었다. 이론적 공부가 불필요했고 현상 분석만 잘하면 성공할 수 있는 장이었다. 순간의 오판으로 추격 매수를 하지 않는 한 실패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분명히 존재했다. 그렇다면 코인은 투기가 아니라 투자다. 시행착오를 거친 나의 ‘도전 기준’은 이랬다.

첫째, 매수시간대 설정: 낮에는 14시에서 18시, 밤에는 자정부터 6시까지는 대체로 하락세다. 하락세의 막바지는 매수 타이밍이다. 둘째, 투자 비율: 평단을 낮추려면 항상 예비금을 보유해야 한다. 투자금은 50%를 넘지 않는다. 셋째, 종목 선정: 신생 코인은 진입 금지, 기존 코인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단타에 적합했다. 넷째, 수익률: 높은 수익을 내려면 아래 위 긴 꼬리 종목을 택해야 하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 다섯째, 반등 시기: 잘못된 선택으로 하락해도 길어야 며칠이면 급등 상황이 온다. 무섭다고 쉽사리 손절해서는 안 된다.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열풍은 여전하다. 전통적 금융거래에 익숙한 이들의 눈에는 암호화폐는 투기고 전쟁터다. 하지만 코인을 해본 사람들은 달리 말했다. 그들은 코인 분석과 예측에 적중률이 높다고 했다. 그렇다면 투기가 아니라 투자다. 다만 고위험·고수익 투자 수단일 뿐이다. 언제까지 전통적 관념에 안주하고 새로운 기술 영역에는 눈을 감을 것인가. 언제까지 정부보다 앞선 젊은층의 신기술 분야를 투기로만 몰아세울 것인가.

보름 동안의 코인 체험 결론이다. 광풍과 열풍 속 코인은 고위험성 투자임이 분명하지만 빠른 순환으로 일정한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예측 가능한 영역이었다. 잃어도 반토막이라 여기고 소액으로 시작한 나의 체험 결과는 약간의 수익으로 끝났다. 2030의 코인 열풍에 정부는 접근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규제와 투자자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있고 반드시 잡아야 한다.

신봉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공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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