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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당신은 유력 인사?

손병호 논설위원


정치인이나 공권력을 행사하는 기관에 있는 사람, 고위 공무원, 재력가, 토호 세력, 언론사 간부 등을 유력 인사로 부른다. 4·7 재보궐선거 때도 부산의 고급 아파트 엘시티와 관련해 유력 인사들이 특혜 분양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대기업, 공기업, 시중은행 등에 유력 인사들이 인사 청탁을 했다는 소식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이들 기관 이외에도 채용 비리나 입시 비리, 사건 무마, 각종 특혜 등의 탈·불법이 생겼다 하면 유력 인사들과 관련된 경우가 많았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도 돈과 위세가 있고 없고에 따라 죗값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얼마 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과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 측이 17일 “A씨 가족 또는 친척 중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계, 재계 등에 속한 소위 유력 인사는 없다”고 밝혔다. 또 “A씨 아버지도 유력 인사와 거리가 멀고 어머니도 전업주부였다”고 설명했다. 의대생 사망 과정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게 A씨 측에 유력 인사가 있기 때문이라는 루머를 반박하기 위해 낸 입장이다.

A씨 측 말처럼 수사기관, 법조계, 언론계, 정계, 재계에 있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서 ‘반칙’을 자주 해온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집안에 판사, 검사, 경찰관, 세무공무원, 기자, 교수, 대기업·금융기관 임원이나 하다못해 말단 공무원 한 명 있어도 남들보다 편하게 세상살이를 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아다닌다.

민주화 이후 수십년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가 많이 투명해지고 공정해졌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근래 들어 접하게 되는 숱한 반칙들을 보노라면 드러나지 않았을 뿐 여전히 많이 썩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의대생 사건 수사를 두고 뜬금없이 유력 인사설이 불거졌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은 유력 인사들이 끼리끼리 뭉치고, 더욱 은밀히 상부상조를 하니 어쩌면 예전보다 사회가 더 곪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일부 유력 인사들이 반칙을 하고서도 ‘그게 무슨 큰 잘못이냐’는 식으로 반응하는 걸 보면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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