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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칼럼] 변화 없이 야권 통합 없다


중도층 회복 없이는 야권 대선
승리 불가능… 국민의힘 변화
없으면 중도층 관심 안 가져
윤석열도 변화 여부 보고 판단

영남당 문제 포함 신구 세력의
격렬한 논쟁 있어야 경선 통해
내부 변화 가능하고 과거에
갇힌 여권과 차별화돼

국민적 시선을 붙잡을 수 있는
변화야말로 최고의 대선 운동

국민의힘 대표 경선이 제법 관심을 모을 모양이다. 일단 새 얼굴들이 강세를 보이고, 정치적 결이 다른 여러 예비 후보들이 각각 또는 편을 갈라 장단점을 드러낸 채 서로 봐 달라고 시끄럽게 한다. 그러니 한두 번쯤 살펴볼 정도는 된다. 물론 그 웰빙당, 영남당이 뭐 달라지겠나 하는 시선이 아직까지는 더 많은 게 대강의 여론인 듯하다.

비교가 되는 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경선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친문이니 아니니, 개혁이 됐느니 안 됐느니 했다. 뜻이 다르면 적이니 적을 많이 찾아내 ‘좌표찍기’ 게임을 벌이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4년 동안 내놓은 성과가 없어서일 것이다. 그것에 비하면 국민의힘은 과거보단 미래를 말하고, 이런저런 현상이나 이슈에 관해 비교적 솔직하게 답한다. 호감 비호감이 뚜렷해 논란이 될 의제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는다. “내 발탁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한다. 그런데 탄핵은 정당하다. 뭐가 문제인가.”(이준석 전 최고위원) “영남당 논란이 TK 자존심 상하게 한다.”(주호영 의원) “코인해서 얼마 벌었나?”(김웅 의원이 이준석에게) 뭔가 음습하지 않다. 이리저리 둘러대지 않아 최소한 구차스럽지는 않은 느낌이다. 이준석, 김웅, 김은혜가 참여한 0선, 초선 3명의 토론회는 경쟁과 함께 젊은 피와 같이 가자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말잔치로 국민적 관심을 끄는 건 역부족이다. 관심과 흥행 요소의 근본 원인은 내년 대선 때문이고, 야권 지지층의 대선 관심은 바로 야권 통합으로 향한다. 그리고 야권 통합의 성사 여부는 중도층이 결정한다.

지난해 이맘때쯤만 해도 정권 교체니, 야권 통합이니, 국민의힘 변화니 하는 건 가능성이 없으니 관심 밖이었다. 그걸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가능케 만든 건 여권의 내로남불과 무능이다. 야권 입장에서 그렇게 좋은 외래적 요소를 구체적 현실적 승리를 담보할 수 있게끔 내재적 요소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선거 전략일 게다. 그게 바로 이번 경선을 통해 변화의 확고한 틀을 갖추는 것이다. 그것만이 지난해 총선에서 여당을 지지했다 실망·분노하고 돌아선 거대한 중도층 또는 제3세력의 시선을 잡을 수 있다.

여든 야든 중도층을 붙잡지 않고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지상욱 원장은 지지층 변동 흐름을 추적 조사한 결과, 탄핵 국면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62.3%가 이탈했고 그중 33.5%가 무당파로, 20.4%가 민주당 지지로 이동했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재보선 결과 분석에선 국민의힘 이탈자 중에서 민주당 지지는 9.3%로 줄었다고 평가했다. 결국 내부 분석도 민주당 고정 지지층을 제외한 무당층이나 야권 성향 유권자들이 가장 바라는 건 중도 강화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중도층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이들과 야권 지지자들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확고한 야권 대표 선수로 생각하거나, 최재형 감사원장이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게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정치 지형을 반영하는 것이다. 지난 연말 이후의 거의 모든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고착화된 뚜렷한 양강 구도 등 문파나 태극기부대 같은 비합리적인 묻지마 지지 현상을 여론이 외면하고 있음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의힘이 변화도 없이 영남당이나 도로한국당, 늙은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간다면 중도층이나 제3세력이 외면하게 된다. 잠행을 계속하는 윤 전 총장이 조만간 국민의힘에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입당 순간 지지율은 가라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야권 통합의 형태도 현재로선 쉽게 가늠할 수 없다. 국민의힘 경선 결과는 보통 사람들이 이런 예상을 하지 않게끔 만드는 게 목표여야 한다. 변화가 없으면 중도층은 야권에 흥미를 잃는다. 그러면 야권 통합은 동력을 잃어버린다. 대선 승리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중도층의 회복, 그건 온전히 변화를 전제로 한 것이다. 야당의 새 지도부 구성이 야권 통합의 성공 여부를, 그리고 야권 통합의 형태를 규정할 것이다. 야권 입장에선 그건 내년 대선 결과를 결정한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 당대표와 지도부 경선, 변화와 미래만 갖고 치열하게 성찰하고 토론해 보라. 지역주의 문제와 함께 신구 세력의 격렬한 논쟁을 권유한다. 그런 건강한 모습이 여권과 대비될 것이다. 야당은 그게 최선의 대선운동이다.

김명호 논설고문 m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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