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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석 칼럼] 덧셈 정치, 덧셈 리더십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의 대권
쟁취는 정치적 입장이 상이한
세력과 연합한 외형적 구도에
통합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

여야 모두 내년 대선 필승을
위해 중도층 흡수 노력 등 덧셈
형식의 세력 확장에 방점 찍어

정치공학적 덧셈만으론 한계
코로나에 지친 국민 위로하고
통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차기 대통령 1순위

대선을 9개월여 남겨 두고 여의도 정치판에서 다시 ‘덧셈 정치’가 핫이슈가 되고 있다. 덧셈 정치는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정치적 입장이 다른 사람, 또는 정파와 연합하거나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대표적으로 덧셈 정치의 달인이었다. 유권자 25% 정도의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었던 그들이 대통령이 된 비결이다. 군사정권 타도를 외쳤던 YS는 바로 그 군사정권 세력과 3당 합당을 통해, DJ는 이념적으로 반대편이라고 할 수 있는 김종필(JP) 당시 자민련 총재와 DJP 연합을 통해 대권을 잡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정몽준 당시 국민통합21 후보와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컨벤션효과를 통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반면 뺄셈 정치의 대표적 사례는 ‘대세론’에 안주했던 이회창 전 총리를 들 수 있다. 그는 10년 가까이 부동의 제1당 후보로서 여야를 합쳐 지지율 1위를 유지했으나 두 차례 모두 대선에서 패했다.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덧셈 정치는 기존 정치판을 흔들어 변화를 추구하는 국민의 관심을 끌지만, 뺄셈 정치는 기존 상황을 고수하고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요즘 여야 모두에서 덧셈 정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에서 부동의 대선 후보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입장에서는 일단 지금의 구도가 바뀌는 걸 원치 않는다. 이대로 대세론이 계속 이어져 여권 대선 후보가 되길 희망한다. 경선 연기론에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비주류 주자로 원내 경험도 없어 현실에 안주하면 자칫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지사 측도 너무나 잘 안다. 그래서 친문에 적극 구애를 하고, 친문·비문을 가리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대거 끌어들이는 세 확산에 나선 것이다. 덧셈 정치의 일환이다.

여권 대선주자 빅3로 분류되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이재명 1강 체제를 흔드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 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건 중도 성향을 가진 이들은 중도 확장성에 더 우위를 갖고 있다. 지금 여권에선 내년 대선에서 중도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중도층을 끌어들이는 덧셈 정치를 누가 더 잘 할 수 있느냐가 대선 경쟁력이라는 관점에서 이들은 이 지사의 다소 급진적이고 거친 특성을 공격 포인트로 삼고 있다. 통합과 포용성 측면에서 덧셈 정치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논리다.

덧셈 정치는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 더 많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나 최고위원 출마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덧셈 정치를 얘기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으로 “덧셈과 포용의 정치로 역동적인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대선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야권 대선 주자로 떠오르는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 통합 논의를 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도 염두에 뒀을 것이다. 기존 국민의힘 자체 동력만으로는 정권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린 것으로, 외부 유력 대선 주자들과 어떻게든 단일화를 이뤄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여기에 대선을 겨냥한 중도층 확장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 대통합과 중도층 확장으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계산이다.

현재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덧셈 정치는 정치공학적인 측면이 매우 강하다. 하지만 그런 덧셈 정치만으론 국민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덧셈 정치의 외형적인 구도와 함께 국민 통합과 상생, 협치의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덧셈 리더십’이 있었다는 얘기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은 심신이 지쳐 있다. 정치권은 말로만 통합과 협치를 외칠 뿐 네 탓만 하고 내 편만 챙기는 구태 정치로 국민을 더 피로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사회는 세대, 젠더, 빈부 갈등 등으로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서로 반감을 갖고 적대시하려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기 대통령의 가장 큰 덕목으로 덧셈 리더십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 시대 지친 국민을 위로하고 갈라치기하지 않으며 통합할 수 있는 정치인, 그야말로 따뜻하고 포용적인 덧셈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을 기대한다.

오종석 논설위원 js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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