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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개신교인 10% 안팎… 교회는 화해·섬김의 장 돼야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정재영, 최경환, 송인규, 배덕만/김지방, 김현준 지음/IVP

게티이미지

“100세 노모가 태극기 집회를 가고 싶다고 해 모시고 나간 일이 있다. 집회에 특별한 뭐가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직 이렇게 많다는 생각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박진숙·48세)

보수 개신교인의 내면세계와 정치의식을 통계적 근거로 해부한 책 ‘태극기를 흔드는 그리스도인’(IVP)에 담긴 내용이다. 제목만 보고 책장을 열었다가는 당황할 수도 있다. 책은 이른바 ‘애국 보수’를 자칭하며 수차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한 극우 성향 개신교인뿐 아니라 보수 개신교인의 전반적인 정치 성향을 두루 조명한다.


책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보수 개신교인의 정치의식을 알기 위해 지난해 여론조사 전문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한 ‘표적 집단 면접조사’(FGI)와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다룬다. FGI는 수도권과 지방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70세 미만 보수 개신교인으로서 태극기 집회 참가 경험이 있거나 향후 의향이 있는 32명, 설문조사는 스스로 보수라 응답한 전국의 만 19세 개신교인 57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에게는 태극기 집회에 관한 내용뿐 아니라 정치·사회 이념 형성과정과 현 상황 인식, 기독교 극우파에 대한 인식 등을 물었다. 종교사회학자와 신학자, 언론인과 사회학자로 구성된 저자들은 수치로 파악된 보수와 극우 개신교인의 실체와 이들의 정치적 관점을 분석하며 한국교회가 이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에 관한 지침을 제시한다.


특기할 만한 점은 보수 개신교인 가운데 태극기 집회를 경험한 이들은 10명 중 1명(1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태극기 집회를 향후 가고자 하는 이들로 대상을 확대해도 23%에 그쳤다. 태극기 집회에 참여했더라도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일로 생각해 참가했다’(40.1%)기 보단 ‘종교와 상관없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가했다’(59.9%)는 응답이 더 많았다. 태극기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관한 평가도 63.1%가 부정적이었다. 아예 태극기 집회를 기독교나 목회자가 주최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62.3%로 긍정 의견(23.1%)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태극기 집회와 전광훈 목사에 관한 거부감이 개신교 보수층에도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집단감염의 온상이 돼 사회의 지탄을 받은 8·15 태극기 집회에 관해서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감안해 자제했어야 했다’(68.4%)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태극기 집회 참석·참여 의향과 전 목사 지지 여부 등을 기준으로 개신교 극우파를 판단할 때 보수 개신교인 중 극우파는 최소 20%에서 최대 41%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전체 개신교인으로 볼 때 극우파는 대략 10% 정도라고 볼 수 있다”며 “조사에서 드러난 극우파의 특징은 ‘반북멸공’ ‘언행이 과격한 사람’ ‘비타협적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개신교 극우파는 10% 안팎에 불과한 소수인데도 우리 사회는 왜 이들이 개신교 전체를 대변한다고 인식할까. 구국기도회와 태극기 집회를 수년간 취재한 김지방 쿠키미디어 대표는 ‘선 긋기’의 문제라고 본다. 사람들이 대체로 현실과 다르게 “극우는 교회 안에만 있고, 교회 안에서도 소수의 괴팍한 사람만 광화문광장에 나가 태극기를 흔든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개신교 내 극우파뿐 아니라 극좌파 역시 공존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이들을 교회가 용서와 사랑으로 포용할 것을 제안한다. 배덕만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원은 향후 한국교회가 이념을 넘어 화해와 섬김의 장이 될 것을 기대하며 이렇게 당부한다.

“한국교회는 양자택일의 장이 아니라 ‘상호 공존’의 장으로, 현실적 이유로 분열과 대립을 정당화하는 ‘값싼 종교’가 아니라 초월적 가치 때문에 화해와 상생을 실험하는 ‘참된 교회’로 성장해야 한다.… 겸손한 섬김이 제자도의 핵심이며 하나님 나라의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새길 내용이 빼곡한 책이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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