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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타잔

오종석 논설위원


팬티 한 장만 걸친 ‘타잔’이 줄 하나로 밀림을 휘젓고 다닌다. 위기의 상황에서 “아~아~아~아”하고 외치면 코끼리떼들이 모여들어 도움을 준다. 타잔 곁에는 늘 침팬지 치타, 그리고 아름다운 여자친구 제인이 있다. 1970년대 흑백 TV로 가장 인상 깊게 봤던 드라마다. 1914년 E.R.버로스의 소설 ‘유인원 타잔’을 원작으로 한 외화시리즈였다. 아프리카에서 비행기 추락사고로 버려진 아기 타잔이 침팬지 등 동물들에게 길러진 뒤 민첩함과 영민함으로 밀림을 지배하고 평화를 지킨다는 내용이다.

인간의 신체 능력을 초월한 타잔은 고릴라, 사자와 힘겨루기를 하며 그들을 목졸라 죽이기도 하고 맹수와 달리기를 해 따돌리기도 한다. 코끼리는 물론 상황에 따라 여러 동물을 마음대로 부리는 능력도 있다. 어린 시절 밀림의 정의와 질서를 수호하는 ‘정글의 왕’ 타잔이 얼마나 멋지고 부러웠던지 지금도 생생하다. 타잔은 무성영화 시절부터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미국 배우 조 라라(58)는 1989년 방영된 TV 드라마 ‘맨해튼의 타잔’과 1996∼1997년 방영된 ‘타잔:에픽 어드벤처’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해 유명세를 탔다. 그런데 그가 소형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 추정된다는 애석한 소식이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을 통해 전해졌다. 조 라라와 그의 아내 그웬 섐벌린 라라 등 7명이 탑승한 ‘세스나 C501’ 소형 제트기는 지난 29일 테네시주 퍼시 프리스트 호수에 추락했다고 보도됐다. 이들은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가기 위해 테네시주 내슈빌 인근 서머나 공항에서 비행기에 탔다가 이륙 직후 변을 당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현장에 조사관을 보내 추락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소방 구조대는 사고 현장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잔해만 일부 발견했을 뿐 생존자는 찾지 못했다고 한다. 밀림에서 어떤 역경도 헤쳐나가며 불사신처럼 부활하던 타잔. 드라마나 영화에서처럼 조 라라의 생존 소식이 들리진 않을까.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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