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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 백신 접종은 공교회성 회복의 지름길

정진영 대기자 겸 종교국장


다음 주 금요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아스트라제네카(AZ) 접종을 예약했다. 지난주 노쇼 백신을 맞은 친구들도 제법 있다. 아내는 한 달 전쯤 맞았고 아들은 다음 주 초 예약했다. 주변에 백신을 맞은 사람이 늘어나는 걸 보니 백신 접종이 본궤도에 오른 것 같다. 접종 초기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을 지나치게 부풀린 뉴스가 퍼져 접종률이 낮았던 것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미국에서 도입된 백신 얀센의 경우 ‘얀센 고시’ ‘로또 얀센’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질 만큼 접종 예약에 사람들이 몰렸다.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5월 말 발표한 코로나19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접종자 중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69.2%로 전달 조사(61.4%) 때보다 7.8% 포인트 올랐다. 백신의 안전성이 확인되고 접종 혜택 기대감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세대로라면 정부 목표인 상반기 내 누적 1400만명 1차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을 통한 일상의 회복이 어렴풋이나마 기대되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

백신 접종을 가장 반기는 곳의 하나는 한국교회다. 교회는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오랫동안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핵심 예전인 예배를 정상적으로 열지 못한 데 따른 후폭풍이 속출했다. 상당수 교회는 신도 및 헌금이 줄었으며 특히 미자립 개척교회는 속수무책으로 쓰러졌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온상이란 누명까지 덮어썼다. 코로나19 확산의 기폭제가 됐던 신천지를 비롯해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경북 상주의 인터콥 BTJ 열방센터 등에서의 잇따른 감염이 확인되면서 국민 감정은 악화됐다. 한국교회가 이단 또는 불건전 단체로 규정하거나 거리를 두고 있는 측에서 촉발된 감염 확산임에도 욕은 한국교회 전체를 향해 쏟아졌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 국민의 눈에는 신천지와 인터콥, 전 목사는 그냥 보통명사 ‘교회’일 뿐이다. 이들에게 이단이 어떻고, 정통교회가 아니라는 등의 설명은 먹히지 않는다. 지난 1월 말 목회데이타연구소가 낸 ‘코로나19 정부 방역조치에 대한 국민평가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교회를 ‘별로·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6%로 ‘매우·약간 신뢰한다’의 21%를 크게 웃돌았다.

사실 한국교회와 백신의 관계는 오래됐다. 구한말 조선에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 선교사와 교회가 백신을 이용해 퇴치에 앞장섰다. 선교사 언더우드는 당시 새문안교회에 병원의 역할을 하는 환자보호소를 차려놓고 환자를 돌봤으며 백신을 들여와 치료함으로써 콜레라 종식에 크게 기여했던 것이다. 고종 황제가 언더우드 등에게 상과 상금까지 내렸다고 교회사는 전한다.

지금으로서는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백신 접종이다. 교회는 정부 당국의 독려에 적극적으로 따르는 것이 옳다. 우선 성도들을 대상으로 접종 권유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같은 연합기관과 교계의 영향력 있는 목회자들이 접종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어 다행이다. 한교총은 “일부에서 제기하는 백신에 대한 여러 견해가 있으나 이에 동요하지 말아야 한다”며 “순서가 오면 지체 없이 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한 목회자는 ‘기도 잘하고, 방역 잘하고, 백신 잘 맞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라고 했다.

실제로는 코로나19의 피해자이면서도 가해자로 낙인찍힌 한국교회가 오명을 벗는 지름길은 성도는 물론 국민 대다수가 백신을 맞는 것이다. 그래야 예배의 문이 열리고 그럴 때 교회가 살아나는 것이다. 백신 접종은 단순히 코로나19를 물리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교회 입장에서 보면 공교회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다.

정진영 대기자 겸 종교국장 jy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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