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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애그플레이션

오종석 논설위원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경제 용어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일반 물가도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4일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21.3포인트) 대비 4.8% 상승한 127.1포인트를 기록, 1년 전보다 40% 가까이 올랐다. 12개월 연속 상승했으며, 지난달 상승 폭이 더 커지면서 애그플레이션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옥수수 가격 상승은 가축 사육비에 영향을 줘 육류는 물론 각종 유제품 값을 올리고, 빵과 과잣값까지 인상시킨다.

이는 최근 세계적인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철강 석유 등 원자재발 가격 상승과 맞물리며 전체 물가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국제곡물가격 상승은 수입산 재료를 사용하는 국내 가공식품의 소비자가격을 끌어올린다. 대표적인 사례가 라면이다. 농심 등 라면 3사는 국제 밀·팜유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축산물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수입 옥수수 등 사료용 곡물가격 인상은 곧바로 축산물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런 외부 요인에 국내 상황도 만만치 않다. 지난달 역대 최고 수준의 강수량 등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이달에도 조기 장마 등으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 9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2개월 연속 2%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전년 동월 대비 45.4%나 폭등한 계란 가격을 포함해 대파 마늘 등 농축산물 가격 상승 영향이 적지 않다.

애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부동산값 폭등 등으로 그러잖아도 삶이 팍팍해진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는다. 애그플레이션 먹구름이 드리워지기 전에 정부 당국은 꼼꼼히 국내외 상황을 체크하고 철저히 물가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호주머니는 가벼워지는데, 농축산물 가격이 폭등해 ‘장바구니 물가’까지 폭탄이 돼서야 되겠는가.

오종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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