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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보라해’ 소유권

한승주 논설위원


방탄소년단(BTS)이 해외 투어를 가는 도시는 보라색으로 물든다. 2019년 6월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은 보라색 조명으로 BTS를 맞았다. 비틀스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보이밴드인 BTS에 대한 예우였다. 이들이 미국 뉴욕에 갔을 때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보라색 불빛을 밝혔다. 이 건물이 누군가를 위해 조명을 바꾼 것은 처음이었다. 맥도널드는 전 세계 6대륙 49개국에서 ‘BTS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보라색 컵과 포장지에는 한글로 ‘보라해’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보라색은 BTS와 팬클럽 ‘아미’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보라해는 ‘사랑해’라는 뜻으로 쓰인다.

보라해의 시작은 2016년 11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BTS 팬미팅에서 멤버 뷔가 “보라해는 무지개의 마지막 색인 보라색처럼 끝까지 상대방을 믿고 서로 오랫동안 사랑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즉석에서 만든 말이 큰 파급력을 일으켰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아이 퍼플 유(I purple you)”로 퍼졌다. 인공지능 가상 비서 ‘빅스비’에게 보라해에 대해 물으면 이렇게 설명해 줄 정도다.

최근 보라해가 상표권 분쟁에 휩싸였다. 한 네일 전문 브랜드가 보라해라는 상표를 출원하자 팬덤은 즉각 반발했다. 보라해라는 말은 팬들에게서 소중하게 공유되는 표현이므로 상업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소속사 등에서 이를 상표 출원하거나 정식 등록하지 않았기에 법적으로 소유권을 주장할 근거는 없다. 보라해의 뜻을 모르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팬덤의 주장이 지나치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 상표권 분쟁은 결국 업체가 등록을 포기하며 일단락됐다.

EBS 인기 캐릭터 자이언트 펭귄 ‘펭수’도 비슷한 곤욕을 치렀다. 한 업체가 펭수라는 상표권을 등록하면서 정작 펭수를 펭수라 부르지 못할 뻔했다. 결론은 올 초 펭수가 상표권을 갖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보라해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전 세계 아미와 BTS를 이어주는 추억이자 매개체다. 보라해여, 안녕하길!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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