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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백신접종 배지

손병호 논설위원


배지(badge)는 신분·조직을 나타내거나 어떤 일을 기념하기 위해 옷이나 모자 따위에 붙이는 물건이다. 국회의원 금배지나 스카우트 배지, 관광지 기념 배지 같은 게 대표적이다. 근래에는 캠페인성 배지도 많아지고 있다. ‘사랑의 열매’가 그런 성격이다. 연말이면 불우이웃돕기 모금을 독려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이 배지를 단다. 세월호 배지도 마찬가지다. 노란색 리본 모양의 이 배지에는 전쟁터 등 위험한 곳에 있는 이들이 무사귀환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세월호 참사 뒤 7년이 지났지만 안타까움이 여전한 탓에 지금도 많은 이들이 옷이나 가방에 달고 다닌다.

우리나라에 또 하나의 국민적 배지가 탄생하게 됐다.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한 이들에게 접종 완료 배지를 배포키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6일 하얀색 바탕에 주사기 그림이 있는 이 배지를 보여주면서 “함께 코로나를 극복한 국민에게 드리는 자랑스러운 훈장”이라고 말했다. 배지와 함께 지급되는 스티커에 백신 접종 내역이 담기는 것이지만, 배지를 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접종자임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주변에 접종 배지를 단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보다 더 안전한 곳에 있다고 느끼게 될 것 같다. 접종 배지는 코로나 극복을 위한 국민 개개인의 동참을 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이웃을 안심시키는 징표이기도 하다. 경희대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앞으로 전 의료진이 접종 완료 배지를 달고 근무하기로 했다. 환자들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적으로 상대하는 타 직종에서도 배지 달기 붐이 일지 않을까 기대된다.

오는 11월까지 전 국민의 70%가 접종을 완료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게 정부 목표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배지가 접종을 독려하는 효과가 있어 집단면역이 앞당겨질지도 모를 일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온 국민이 붉은 셔츠를 입고 축구 국가대표의 승리를 기원했던 것처럼 올해에는 너 나 할 것 없이 백신 접종 배지를 달고 코로나를 물리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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