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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 1순위’ 이재명, 경쟁자 실명 거론 ‘기본소득’ 반박

이낙연·정세균 견제 거세지자 “답 드린다”며 구체적으로 설명

권현구 기자

여야를 불문하고 대권 경쟁주자들의 ‘견제 1순위’로 지목된 이재명(사진) 경기지사가 당내 대권주자들의 기본소득 비판을 반박하고 나섰다. 그간 오세훈 서울시장 등 주로 국민의힘 인사들과 기본소득 논쟁을 벌이던 이 지사가 당내 경쟁자들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반박에 나선 건 처음이다. 여권 내 경쟁주자들이 동시에 경선연기론과 개헌 등을 들고 나오며 합동 견제하자 정책공약 논쟁으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9일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 비판에 대한 반론’이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권에서도 많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답을 드리는 것이 도리”라며 제기된 지적에 대한 반론을 제시했다.

이 지사는 우선 “기본소득에 투입되는 연 300조원은 국가예산의 절반으로 현실성이 없다”는 이낙연 전 대표의 비판을 언급하며, 기본소득 추진 단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인당 50만원을 연간 2차례 지급하는 ‘단기’는 소요재원 25조원을 예산 절감으로 확보할 수 있고, 연간 4차례 지급하는 ‘중기’에도 추가 재원 25조원을 조세감면 축소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말한 연 300조원에 대해 “월 50만원 지급하는 최종목표 달성 시 필요예산이므로 현 예산과 비교할 일이 아니다”고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가성비 문제’에 대한 반론도 이어졌다. 이 지사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며 “(1인당) 연 50만원 (지급)은 중장기 정책의 단기목표일 뿐이고, 대다수 국민에게는 목숨이 오갈 큰 돈”이라고 맞받았다. 앞서 정 전 총리와 이 의원은 연 50만원의 기본소득이 월 4만원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소요 재원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했었다. 기본소득 전면실시 대신 시범실시해야 한다는 이 의원의 다른 지적에 대해 이 지사는 “공감한다”며 기본소득 정책이 점진적 추진 대상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이 지사가 기본소득 논쟁 전선을 당내 경쟁자들에게까지 넓힌 이유는 최근 다른 주자들의 행보에 대한 반작용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 등이 개헌과 경선연기론을 이슈로 이 지사를 견제하고 나선 데 대한 방어라는 것이다. 경선연기론에 부정적인 이 지사는 개헌 의제 역시 후순위로 미뤄두고 있다. 이 지사가 타 후보들에 비해 정책분야에서 선명한 공약들을 이미 선점한 만큼 본인에게 유리한 판으로 경쟁을 끌고 오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당분간 민주당 내 기본소득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날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한 정 전 총리는 “기본소득을 민주당 당론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인지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이 지사를 겨냥했다. 이어 “재원 대책이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이고 소득 불평등 완화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며 ‘가성비 논란’을 재차 강조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정치적 지향이 같은 당내 분들도 반대인 것 같은데, 모두가 반대할 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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